'甲乙관계' 틈 탄 '마스크 빌런'이…내주부터 '과태료 10만원' 바뀔까?

상사 마스크 미착용해도 말 못해
직장 내 위계 구조탓
자영업자들도 손님에게 '머뭇머뭇'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마스크 쓰지 않는 직장상사. 착용해달라고 말하는 건 사실상 어렵죠."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28·여)씨는 요즘 정식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사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직장상사 때문이다. 김씨도 마스크 착용을 권유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아랫사람이 지적질", "코로나 무서워서 숨쉬고 살겠나" 등의 대답과 함께 따가운 눈총이 되돌아왔다. 김씨는 ""눈치가 보여 마스크 착용해달라고 말도 꺼내지 못한다"면서 "폐쇄된 실내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상사로 인해 바이러스가 전파될까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됐지만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온라인애에서 이를 '마스크 빌런(Villainㆍ악당)'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문제는 직장에선 상사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부하직원이 착용을 권유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조직내 위계문화 탓이다. 직장인 한모(30)씨는 "부하 직원이 상사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려면 아마 찍힐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비슷한 고충을 호소한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사고가 자리 잡은 한국 사회에서 업주가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기가 껄끄럽다는 이야기다. 또 코로나19로 가뜩이나 매출이 적은데 마스크를 써달라고 했다가 있던 손님까지 놓칠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서울 강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33)씨는 "주문 전 마스크 착용해달라고 요청하면 인상을 쓰거나 나가버리는 사람도 있다"면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기 때문에 손님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을'들은 다음달 13일부터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책이 시행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태료라는 강제 수단이 생기면 '갑'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마스크를 쓸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 자영업자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 아닐지라도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손님들이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마스크 착용을 해달라는 말도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과거부터 상하 관계가 강한 사회였다"면서 "마스크 착용은 이젠 기본적인 시민의식이 됐지만 아랫사람이 이를 지적하긴 쉽지 않기 때문에 윗사람들이 주변을 살피고 시민의식 따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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