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선기자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경기 남부권 상권을 놓고 유통업계가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판교ㆍ분당을 포함하는 성남시와 용인시 인구만 200만명이다. 여기에 화성, 용인, 수원 등을 중심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면서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고객 소득수준이 높고 구매력도 커 유통업체들은 경기 남부지역 쇼핑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경기점 개점 14년 만에 재정비를 한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 등이 영업하던 주차동 8층 공간을 스포츠ㆍ아웃도어 전문관으로 바꾸고 있다. 오는 11월 중 오픈 예정인 이곳은 약 3305m²(1000평) 규모다. 아웃도어 브랜드 외 캠핑 관련 브랜드가 새롭게 입점한다. 20~30여개 브랜드의 신발만 취급하고 명품 신상품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슈즈 스테이지'도 선보인다. 최신 스포츠 아웃도어 트렌드와 신상품을 먼저 공개하는 '웰컴 스테이지'도 구성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스포츠ㆍ아웃도어 전문관을 시작으로 명품, 패션, 생활, 식품 등 모든 공간을 차례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경기점의 대규모 리뉴얼은 2007년 3월 오픈 이후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 남부지역 거주자의 소득수준이 높은 것을 고려해 강점인 명품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점에는 루이뷔통, 구찌, 버버리, 살바토레 페라가모, 생로랑, 프라다 등이 입점해 있다. 쥬얼리 시계 브랜드로는 IWC, 까르띠에, 불가리 등이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경기 남부 상권의 대표 백화점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해 문을 연 광교점을 압구정점에 이어 '제2의 명품관'으로 만들 계획이다. 광교점에는 구찌, 펜디, 발렌시아가, 셀린느,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벨루티, 로로피아나 등의 매장이 있다. 이달에는 디올 매장이 들어선다. 현재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3대 명품 입점도 논의 중이다.
현재 매출 선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다. 매출 8000억원대를 유지하던 판교점은 지난해 92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경기 남부지역 터줏대감인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55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오픈한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은 올 상반기 14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경기 남부지역은 백화점뿐 아니라 아웃렛과 쇼핑몰이 즐비하다. 용인에는 롯데몰 수지점과 롯데아울렛 광교점이, 수원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과 롯데몰이 위치해 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네 번째 점포인 '스타필드 안성'은 다음 달 7일 개점한다. 스타필드 안성은 지하 2층~지상 3층의 연면적 24만㎡에 300여개 매장이 들어서는 경기 남부권 최대 쇼핑몰이다.
유통업체들이 경기 남부권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서울과 근접한 이 지역은 교통과 접근성이 뛰어나고 소득수준이 높아 구매력이 좋은 데다 주거 중심으로 고객 충성도 또한 높다. 최근에는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인구도 늘고 있다. 경기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경기 남부 인구수는 979만명으로, 서울(973만명)을 추월해 전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 됐다. 2000년 이후 연평균 인구 증가율도 1.9%로 전국 평균(0.4%)보다 높다. 1인당 지역총소득(GRI)은 2017년 3639만원으로 전국에서 네 번째로 높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