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통합당 새 당명에 '국민의힘이라니…전광훈의 힘?'

통합당 당명 '국민의힘'...전국위 추인 뒤 확정

목포의 '도시재생 사업 계획'을 미리 파악한 뒤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손혜원 전 의원이 지난달 12일 남부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법원은 손 전 의원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래통합당의 새로운 당명인 '국민의힘'에 대해 "'국민의 힘'이 들어갔다는 건 이를 빌리고 싶다는 얘기"라며 "당신들이 만나는 국민들은 대체 어떤 국민이냐. 기독교 단체나 전광훈의 힘(을 빌리고 싶냐)?"이라고 비판했다.

손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손혜원TV'를 통해 ''국민의 힘'을 '국민'이 원했다?'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혹시 촛불 국민은 아닐 것이다. 그럼 태극기 국민이냐"라며 "모호한 '국민' 뒤에 '힘'까지 넣어서 당명을 만든 건 대단히 비겁한 발상"이라고 이같이 지적했다.

손 전 의원은 "국민의 힘이라는 정당명은 제1야당이 가져가기엔 좀 아쉽다"며 "새로운 당명을 위해 공모를 했다는데 당의 의도나 목표를 말하지 않고 응모했다는 것 자체가 무모하다. 국민은 어디서든 많이 나오는 단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기존 '국민의 당'과 유사한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 당이 왜 가만히 있냐"며 "미리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느껴진다"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손 전 의원은 '의'라는 표현이 일본식 표기법에서 비롯됐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정당 이름에 굳이 (일본식 표기법을 사용해야 하냐)"며 "좋은 브랜드의 조건은 '짧은 것'인데 의를 넣는 건 활자 낭비"라고 했다.

통합당이 '국민의 힘'에 따로 '당'을 붙이지 않고, 약칭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브랜드는 만드는 사람의 것이 아닌 부르는 사람들이 주인"이라며 "오만함이 어디서 오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내게 누가 '당을 꼭 붙여야 하냐'고 물어봤는데 '지지율이 80% 정도 되면 마음대로 하라'고 답했다"라며 "(사람들이) 국민의 힘이라고 읽을 것 같냐. '국민의 힘당'이라고 읽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당명을 제안했던 손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더민당으로 부를까 걱정했는데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더민주'라고 제안해 하늘이 열리듯 감동했다"며 "국민들이 (당명을) 마음대로 줄여 부르며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걸 (통합당이) 알고 있을까. 비웃음이 나오면 그건 당의 책임"이라고 꼬집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과거 대표로 있었던 시민단체의 이름이 '국민의 힘'이었다는 논란에는 "나 같으면 (국민의 힘을) 안 썼다"며 "(당명을 정하기 전) 포털사이트에 확인해야 한다. 확인해보고도 썼다면 눈치가 없거나 오만했던 것"이라고 통합당 새 당명을 거듭 비판했다.

손 전 의원은 "국민의 힘과 통합당이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인다"며 "이름 자체의 문제보단 연결 고리가 없어 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선) 디자인이라도 잘해서 좋은 이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하지만) 통합당의 핑크 로고와 글씨를 만든 사람이 한다면 (어려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앞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민의 힘'을 새 당명으로 결정했다. 김수민 홍보위원장은 국민의 힘 외에도 한국의 당, 위하다 등 세 가지 당명을 최종 후보로 비대위에 보고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당명 공모에서 '국민'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제안된 점 등을 고려해 국민의 힘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11시 온라인 의원총회를 통해 새 당명을 추인했다. 이어 1일 상임전국위원회와 2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 당명 개정 업무를 총괄한 손혜원 당시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은 지난 2015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새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이다"라면서 "(당명은)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쉽게 입에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라는 말이 앞에 있어서 국민 민주주의 여러 가지와 연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새정치연합은 국민공모로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명을 결정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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