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터키로 판매된 S-400, 미국으로 수출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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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 정부가 지난해 터키로 판매한 자국 미사일방어체계인 S-400에 대해 러시아의 허가없이 터키가 제3국에 재수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미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터키가 보유한 S-400을 매입하자고 한 제안이 성사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의하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리아 보로비오바 러시아연방 군사기술협력청(FSVYS) 대변인은 "터키정부는 러시아의 공식허가 없이 S-400을 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재수출할 수 없다"며 "군사 제품의 최종 장비구매자는 러시아측에 최종 사용자 인증서를 제공하고 승인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미국 상원에서 터키와의 관계 복원을 위해 미 육군이 터키가 보유한 S-400을 구매할 수 있도록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날 존 툰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 육군이 미사일 조달계좌를 이용해 터키가 보유 중인 S-400을 구매해야한다며 2021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것이 성사되면 F-35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터키와의 관계도 회복되고 터키가 도입키로 한 F-35의 구매도 복원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터키는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서 S-400 4개 포대를 25억달러에 도입했으며, 미국이 이에 대해 반발하면서 양국간 관계가 악화됐다. 미국은 F-35 전투기 100여대를 도입키로 한 터키가 러시아의 S-400을 함께 운용할 경우, 미국의 군사기밀과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반대했지만 터키정부는 S-400 도입을 강행했고, 미국정부는 터키에 판매된 F-35에 대한 인도를 중지시켰다. F-35 개발 프로그램에서도 터키는 추방됐다.

터키정부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S-400과 F-35를 놓고 터키정부의 저울질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터키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S-400 배치가 지연되고 있다 밝혀 시간끌기 전략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이스마일 데미르 터키 방위산업청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S-400 기술 이전 절차가 완료되면 러시아가 S-400에 접근치 못하게 할 것"이라며 "터키 내에서 F-35 부품 생산 및 납품이 계속되고 있고, 터키는 여전히 F-35 프로그램의 파트너"라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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