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웃은 제약·바이오, 하반기는 R&D가 관건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과 등장에 주목…"결과물로 경쟁할 때"
SK바이오팜 상장도 업계 차원의 호재 가능성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모인 제약 바이오 업종이 하반기 본격적인 실적에 대한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관련 백신의 임상 결과와 임상 진입이 진행되는 만큼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하이투자증권은 제약·바이오 업종이 상반기 코로나19의 악영향보다는 수혜를 받았다고 진단했다. 박재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급락과 급반등을 보인 주식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수익률은 다른 업종 대비 크게 웃도는 성적을 보였다"며 "상대적으로 경기에 둔감해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된 기업이 거의 없었고,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데다 코로나19로 취소될 것이라고 예상된 국제 학회들도 모두 온라인으로 개최되며 모멘텀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로 미국 주요 지수들이 6%가량 떨어진 영향으로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그룹주 등 제약·바이오 업종들은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이날 하루에만 7.7% 오르며 신고가인 81만7000원을 경신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우선 코로나19 백신 임상 결과 및 임상 진입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부분의 업종이 수혜를 입은 것과 달리 하반기에는 개별 연구개발(R&D) 소식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에는 여러 업체들이 코로나19와 연관된 개발 계획 등을 앞다퉈 발표했다면 하반기부터는 그 결과물로 실질적인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다음달 임상 3상 진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제너연구소와 아스트라제네카도 오는 8월 임상3상에 돌입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9월~10월까지 20억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제약사 제넥신도 오는 15일부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인 'GX-19'의 국내 임상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박 연구원은 "백신의 정식 허가를 위해서는 임상 3상만 해도 최소 1년 이상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연내 정식 허가는 어려울 수 있지만 과거 에볼라 백신의 경우 정식 허가 전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밀접 접촉자와 의료진에게 선제적으로 사용된 바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역시 정식 허가 전 긴급사용승인 등의 절차를 통해 미리 사용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은 크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 7일 SK바이오팜 상장도 영향을 끼칠 소식으로 꼽힌다.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전문 개발사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로부터 CNS 분야 신약 2개를 승인받았다. 박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FDA의 허가를 받은 신약을 협력사 없이 미국에 직접 판매할 예정"이라며 "SK바이오팜의 흥행 성공과 이후 랠리에 따라 국내 CNS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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