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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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피 뉴 이어", "복 많이 받으세요" , "새해 늘 건강하세요"
40대 직장인 A 씨는 매년 1월1일 새해 날아오는 문자 메시지, SNS 알람 등이 부담스럽다. A 씨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라는 문자 메시지가 사실 일괄 전송 아닌가, 내 이름도 없다"면서 "솔직히 그냥 광고나 스팸 메시지 같은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20대 대학생 B 씨 역시 생각이 비슷하다. 그는 "명절이나 새해 SNS 알람 내용을 보면 모두 다 복붙(텍스트 복사 붙이기) 한 내용 같다"면서 "메시지를 보내줘서 고맙기는 하지만 모두 다 똑같은 내용이라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털어놨다.
2020년 경자년 새해가 시작된 가운데 '새해 인사 문자 메시지'를 두고 스팸 메시지에 가깝다는 토로가 나오고 있다.
문자를 받는 사람의 이름이나, 서로 특별했던 추억 등에 관한 내용 없이 그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내용만 덜렁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내용의 새해 인사 내용을 보낸다는 30대 직장인 C 씨는 "사실 특별한 내용이 별로 없다"면서 "상대방의 이름을 생략하는 건 조금 서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안부 인사를 안 보내는 것보다는 괜찮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D 씨 역시 "카톡 메시지를 복사해서 여러 지인에게 단체 전송을 한다"면서 "그럼에도 고맙다는 인사를 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형식이나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보내는 것 자체도 일종의 정성이라고 생각하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성의 없다고 느껴지는 새해 인사 문자는 '복불 형' 메시지로 조사됐다.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7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이 '모바일 메신저로 새해 인사하는 걸 선호한다'면서도 '어디서 복사해 붙이는 출처 불명의 스팸 같은 새해 인사가 가장 싫다'(23.9%)고 답했다.
이어 '한꺼번에 보내는 단톡, 단체메시지로 대신하는 새해인사(13.1%)'나 '덕담으로 시작해 잔소리로 끝나는 훈화형 새해인사(9.8%)'나 '글 한마디 없이 이미지만 덜렁 보내오는 인사(9.5%)'도 기분이 좋지 않은 비호감 인사로 꼽혔다.
평소 매년 연말이면 직접 편지를 써 전한다는 20대 후반 직장인 E 씨는 "마음은 곧 정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매년 편지를 구입해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을 생각하며 편지지를 고르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 등 모두 상대방을 위한 행동이다"라며 "편지를 받는 사람도 굉장히 즐거워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SNS 메시지로도 친밀한 수준의 문자를 보낼 수 있다고 밝힌 한 30대 직장인은 "새해 인사를 보낼 때 최소한 상대방의 이름은 언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본인과 상대방과의 추억도 언급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