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저기서 아팠어 바지 벗으라고 했어'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피해 아동 울분

피해 아동 진술 담긴 13초 분량 영상 공개
'저항하고 도망…바지 벗으라고 강요' 취지 진술

성폭력 피해를 당한 A 양이 부모에게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법무법인 혜율 제공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기도 성남시 소재 국공립 한 어린이집에서 만 5살 여아가 또래 아동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피해 아동의 진술이 담긴 13초 분량의 영상이 공개됐다.

피해 아동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저항하며 도망쳤지만, 또래 아동이 쫓아와 바지를 벗으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법인 혜율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피해 아동 A 양은 "이렇게…하지 말라고 도망치고 있는데"라고 말하며 앞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였다.

A 양은 달려가는 동작을 멈춘 후 "따라와서 하자 이랬어…"라고 말했다. 관련해 "바지는 누가 벗었대?"라고 묻는 말에 "내가"라고 A 양은 답한 뒤 바로 "아, 걔가 벗으라고(했어)"라고 답한다.

혜율 측은 해당 영상은 A 양 부모가 촬영한 영상으로, 사건 이후 뉴스를 보는데, 아이가 뉴스 속에 등장한 한 자전거 바퀴를 보더니 "나 저기서 아팠잖아, 도망가는데 잡혔잖아"라고 말해, 3차례 물어보고 일관적인 A 양 답변이 이어져 영상으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성폭력 피해를 입은 A 양 부모가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 아동 부모는 "딸아이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지만 만 5세에게는 아무런 법이 적용되지 않아 부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매일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부모는 현재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해율 관계자는 "가해 학생 나이가 어려 형사청구가 어렵다보니 조사권한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빠르면 오는 6일 인권위에 피해아동의 인권침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해 아동 측 부모는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의 아버지 A씨가 소속된 스포츠단(럭비단)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조처를 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럭비단 측은 또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한전 럭비단 소속 선수 및 그 자녀와 관련되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점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관련 선수측의 법률적 책임 여부를 떠나 우선 해당 가족이 받았을 상처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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