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 첫 공개

문화재청 8일부터 기획전 '개성 만월대, 열두 해의 발굴'

고려 궁궐터 개성 만월대(滿月臺)에서 나왔다고 전해지는 고려 금속활자 여섯 점의 복제품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문화재청은 8일부터 28일까지 덕수궁 선원전터에서 12년간 진행한 만월대 남북 공동 발굴조사 성과를 돌아보는 기획전 ‘개성 만월대, 열두 해의 발굴’을 열어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을 선보인다고 7일 전했다.

고려 금속활자 복제품은 1950년대 후반에 찾았다는 평양 조선중앙역사박물관 소장품 한 점과 2015년 제7차 남북 공동조사에서 수습한 한 점, 2016년 북한이 단독 조사 과정에서 발견했다고 밝힌 네 점 등이다. 글자는 이마 전, 지게미 조, 눈 밝을 명, 전인할 전, 물 흐르는 모양 칙, 이름 명.

조은경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지난해 남북 공동조사에서 북측이 금속활자를 가져와 3D 스캔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크기가 같은 금속 재질 복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평창에서 열린 개성 만월대 전시에서는 금속활자 사진만 공개했다. 복제품이 일반 관객과 만나기는 처음이다”라고 했다.

만월대는 개성 송악산 남쪽 기슭에 있다. 1361년 홍건적의 침입으로 일부 흔적만 남았다. 북한은 국보유적 제122호로 지정했다. 2013년에는 만월대를 포함한 개성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남북은 2007년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를 진행해 건물터 40여 동과 금속활자, 청자, 도자기 등 유물 1만7900여점을 찾았다. 조사 대상 지역은 만월대 25만㎡ 가운데 서부 건축군 3만3000㎡다.

이번 전시는 기와와 잡상(추녀마루 위에 두는 장식물), 청자 접시, 용머리 장식기와인 용두를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자료도 나열한다. 기와와 청자 마흔네 점은 홀로그램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남북 공동조사로 실체가 드러난 경령전(景靈殿)은 축소 모형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령전은 고려 왕조가 태조 왕건과 직계 4대 선왕을 모시고 제례를 올린 전각이다.

한편 국립문화재연구소와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고려사학회는 전시와 연계해 오는 1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고려 도성 개경 궁성 만월대’ 학술회의를 연다. 고려 개경 구조와 역사적 가치, 만월대 조사 연구 성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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