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망신만 당하고 온 게 아니냐”

北주민들 사이에 정상회담 실패 소식 입소문 타고 퍼져…“美가 北을 길들이려 한다”는 반응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이날 새벽 평양에 도착했다는 기사를 사진과 함께 1면에 게재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지난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2차 북미정상회담은 아무 성과 없이 끝났다는 소문이 북한 주민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신의주 등 접경지역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이 어느 새 퍼져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을 포기하겠다며 미국에 경제제재를 풀어달라고 요구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절해 아무 합의도, 성과도 없이 회담이 끝났다는 소식만 빠르게 번지고 있다"고 5일 전했다.

소식통은 "밀수꾼들의 입을 통해 정상회담 실패 소식이 비교적 자세히 전파되고 있다"며 "주민들은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영변 핵시설까지 내놓겠다고 밝혔는데 미국 대통령이 왜 우리 요구는 들어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일부러 북한을 길들이려 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의 경우 이번 회담이 실패로 끝난 것과 관련해 "영변 핵시설 말고도 북한이 공개하지 않은 비밀 핵시설까지 미국은 자세히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이번 회담에서 이를 밝히지 않고 속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소식통은 "결국 최고 존엄이 국제사회 앞에서 망신만 당하고 온 게 아니냐는 말도 돌고 있다"며 "앞으로 미국의 경제제재가 더 강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주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다른 소식통은 "지역 보위부에서 소문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며 "당 선전 매체들은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사실은 함구한 채 최고 존엄이 세계평화에 중요한 이정표를 마련한 데 이어 베트남 공식 방문을 성과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사실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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