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에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문 대통령 조문은 않기로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청와대는 지난 23일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총리 빈소는 찾지 않기로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전 총리 추서 문제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준비가 되는 대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유족에게 예우를 갖춰 애도를 표하라'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시했다"며 "대통령의 조문은 이것으로 갈음한다"고 말했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전에 대통령이 전직 국무총리 조문을 간 경우는 두 사람 간의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경우였지만 문 대통령과 김 전 총리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다”고 조문을 가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김 전 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에 조화와 함께 한병도 정무수석을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정부가 김 전 총리에게 훈장을 추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부 진보진영에서 반발하고 있는 것도 문 대통령이 조문을 가지 않은 배경으로 보인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전날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김 전 총리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훈장 추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훈장은 단순히 공적을 기리는 것을 넘어 후세의 귀감인지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김 전 총리 생전에 문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고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평가를 한 적은 있다. 김 전 총리는 지난해 대선 직전인 5월 5일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겨냥해 "문재인 같은 얼굴이 대통령 될 수가 없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며 "무엇을 봐도 문재인이 돼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날을 세운 바 있다.김 전 총리는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당선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을 언급하면서 "김정은이 자기 할아버지라도 되나"라며 막말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2016년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재인은 이름 그대로 문제"라고 혹평하기도 했다.문 대통령은 김 전 총리에 대해 2017년 1월 출간한 대담 에세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김 전 총리는) 정말 많은 문제를 가슴에 품고 고뇌하고 있는 제 모습을 정확하게 본 노련하고 노회한 은퇴 정치인"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치는 흐르는 물과 같다. 고인 물은 흐르지 않고 썩는다"며 "JP는 오래전의 고인 물로, 옛 정치인들은 이제 원로 반열에 올라가고 후진한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김 전 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별세했을 당시 빈소를 찾아가 "64년도 결혼반지를 목걸이로 만들어서 드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김 전 총리를 위로한 일은 있다.이에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23일 김 전 총리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 "대통령의 동정에 대해 총리가 함부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으나 오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문 대통령의 조문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가지 않는 것으로 정리됐다.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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