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시간 동안 풍계리 갱도·건물 차례로 폭파(종합)

[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북한은 2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5시간여에 걸쳐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와 본부 등을 차례로 폭파했다. 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하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시작했다.북측 핵무기 연구소 부소장은 11시 직전 취재진들에게 "촬영 준비됐나"고 묻고, 준비가 됐다는 대답을 듣자 "3, 2, 1"을 센 뒤 폭발음이 들렸다. 2번 갱도를 폭파한 이후 15초 뒤 관측소도 폭파됐다.굉음과 함께 짙은 연기가 만탑산 계곡을 뒤덮다가 내려갔고, 연기가 걷히자 관측소에서 부서져 나온 파편들로 사방이 가득 했다.이어 오후 2시17분 4번 갱도와 단야장을, 45분에는 생활건물 본부 등 5개 건물을 폭파했다. 오후 4시2분에는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시켰으며, 17분 군건물로 추정되는 막사 2개동을 마지막으로 폭파시켰다.2006년 1차 핵실험에서 사용됐던 1번 갱도는 방사능 오염으로 폐쇄된 것으로 이날 폭파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이날 풍계리에서 핵실험장 폐기를 참관한 국내외 공동취재단은 25일 오전 6~7시께 원산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단이 차로 10여분 걸리는 원산 갈마호텔 미디어센터에 도착하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영상이 전 세계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공동취재단은 이날 오후 7시16분께 가지고 간 휴대전화로 국내 언론에 전화를 걸어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다. 휴대전화에 사용된 유심은 북한 당국에서 제공했다.이날 북한이 자신들이 공언한대로 핵실험장 폐기를 완성하면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됐다.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 연기한 이후 남북과 북·미 간에 묘한 신경전 기류가 확산돼왔다.북한 대미외교 핵심인사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이날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불법 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하는 문제를 최고 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며 반발했다.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입장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이뤄질때 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쁜 합의는 선택 사안에 포함되지 않으며 올바른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담장을 정중하게 떠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한편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참관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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