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윤동한의 묘수…종합제약사 '꿈' 이뤘다(종합)

1.3조에 CJ헬스케어 인수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대웅제약 입사해 부사장까지 지낸 후 화장품 ODM社 창업 …이후 제약사업 키워단번에 매출 '1조 클럽' 가입 전망…대웅제약 매출 넘어서2022년까지 국내 톱5 제약사 도약이 목표 …코슈메티컬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 CMO도 지속 추진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20일 서울 서초동 한국콜마 서울지점 집무실. 전날까지 설 연휴로 쉰 후 출근해 바쁜 일정을 보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에 낭보가 날아 들었다. CJ헬스케어 인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종합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그의 오랜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당초 '제약맨'이었던 윤 회장. 경남 창년 출신으로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0년 첫 직장으로 농협중앙회를 택했다. 그러나 학벌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실망한 그는 실력으로 승부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1974년 농협을 박차고 나와 당시 중소기업인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이후 16년간 대웅제약서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올랐다. 그러다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창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1990년 한국콜마를 설립했다.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시작했지만 제약사업을 키워나갔다. 제약 전문가로서 종합제약사를 키우겠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2년 제약 공장을 짓고 의약품위탁생산(CMO) 사업에 뛰어들어 의약품 복제약(제네릭)을 만들었다. 2012년에는 제약사 비알엔사이언스를 인수하기도 했다(현 콜마파마). CMO, 복제약 등 사업을 진행하며 고형제, 연고크림제, 내외용액제 등에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고 국내 최다 복제약 허가를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이는 제약 일부에 불과했다. 이번에 그가 CJ헬스케어 인수에 나선 배경이다.강한 인수 의지와 그간의 행보 덕에 그는 결국 CJ헬스케어를 거머쥐게 됐다. 그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다. 한국콜마는 20일 1조3100억원에 CJ그룹의 제약사인 CJ헬스케어를 인수하는 계약 안건을 승인했다. 우선협상자가 됨과 동 시에 본계약까지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한국콜마는 매출 '1조 클럽' 자리도 예약하게 됐다. 지난해 기준 CJ헬스케어의 매출은 5137억원, 한국콜마가 8216억원이다. 대웅제약 직원이었던 그가 대웅제약 매출을 넘어서는 기업의 오너가 된 셈이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9602억원이다.인수전에서 한국콜마가 가장 높은 값을 써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고용 보장과 기존의 보상체계, 복리후생 등의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약속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 회장의 인수 의지를 방증하는 것이자 기업은 사람이 오래 머무는 곳이 돼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서 비롯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인수로 한국콜마는 기존 CMO사업에 CJ헬스케어의 수액, 개량신약, 건강미용(H&B) 분야의 강점이 결합돼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생산 역량 측면에서는 CJ헬스케어 생산 공장 3곳 외에 한국콜마의 생산 공장 2곳(세종공장, 제천공장)의 설비를 고려하면 국내 제약업계 내 최대 수준의 생산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윤 회장은 회사를 2020년까지 신약 개발 중심의 국내 톱5 제약사를 만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10년 이내에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 제약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 부문의 역량 확충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윤 회장은 평소에도 채용 인력의 30% 정도를 R&D 인력으로 채울 정도로 R&D를 중요시하고 있다. 동시에 화장품 ODM 기업으로의 기술력을 더해 더마톨로지, 코슈메디컬 영역에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심산이다.윤 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독자적 책임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전문 경영인이 조직의 결집된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키도록 할 계획"이라며 "제약사업 비중을 화장품과 동일하게 키워 명실공히 뷰티헬스그룹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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