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로봇 업계 기업인 116명 공동서한 "킬러 로봇 개발 막아야"삼성 '센트리 로봇'도 사례로 언급…"자동화 무기 무고한 인명 해칠 가능성 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테슬라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기업인 116명이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킬러 로봇' 출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단체행동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CNN머니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를 포함한 AI·로봇 업계 기업인 116명은 유엔에 서한을 보내 인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킬러 로봇'을 비롯한 로봇무기 개발 금지를 촉구했다. 공동서한에 참여한 기업인들은 '치명적인 자동화 로봇'이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는 등 전 세계를 위협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킬러 로봇이) 개발되면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큰 규모의 무력 충돌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며 "이 무기는 무고한 인명을 상대로 한 테러에 이용될 수 있으며 해킹을 통해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기업인들은 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닫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킬러 로봇의 개발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AI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머스크 CEO는 "(자동화 무기가) 잠재적으로는 핵무기 공격보다 더 위험한 것"이라며 "최근 북한의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김정은 체제보다 AI가 더 위험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서한에 가장 먼저 서명한 라이언 가리피 클리어패스 로보틱스 CEO는 "여전히 공상과학의 영역에 남아있는 것들과는 달리 AI의 자동화 무기 시스템은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매우 큰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 감시 단체에 따르면 현재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영국 등이 자동화 무기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기업인들은 국제사회가 화학무기 대처에 실패한 사례를 지적하며 유엔이 화학무기 금지 조약을 만든 것처럼 킬러 로봇에 대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서한을 주도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의 AI 전문가 토비 월시 교수도 "기술 개발이 진행될수록 이들 신형 장난감을 되찾아오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월시 교수는 미 해군의 자율운항 무인함정 '시 헌터'(Sea Hunter), 영국의 타라니스 드론, 러시아의 무인탱크 'MK-25'와 더불어 보잉의 무인잠수정 '에코 보이저'(Echo Voyager) 및 삼성의 '센트리 로봇'을 자동화 무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월시 교수는 2년 전에도 영국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위즈니악, 세계적 석학인 놈 촘스키 등과 함께 킬러 로봇의 위험을 경고하는 서한을 유엔에 보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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