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전쟁하겠다' 트럼프의 허풍이라고? 그의 책 읽어보니…

'불구가 된 미국'을 통해 본 트럼프 외교정책의 속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트럼프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을 두고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소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말이 과연 그의 진심인지 아니면 다른 속내가 있는지 등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미 NBC와의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내버려두느니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그레이엄 의원의 이 발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테이블 위에 모든 옵션이 올려져있다"고 했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거칠게 말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은 과연 그의 '거친 표현'일 뿐일까.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대선행보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정책 비전을 담아 출간한 책 '불구가 된 미국'에선 그의 발언을 해석할 수 있는 몇 가지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의 부제인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HOW TO MAKE AMERICA GREAT AGAIN)'는 그의 선거 슬로건이기도 했다.그는 이 책에 "외교정책에 대한 나의 접근법은 강력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 즉 힘을 통한 운용"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협력하는 국가에게는 보상하고, 협력하지 않는 국가에게는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고 했다. 필요하면 언제라도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쟁을 벌이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원칙을 이렇게 설명했다. "분쟁에 개입하려면 국가적 이익에 직접적인 위협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이 위협은 대단히 명백해서 대다수 국민들이 분쟁지역이 어디인지 알고, 우리가 개입하는 이유를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승리를 거둔 후 빠져나올 수 있도록 긴밀한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 그는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고 국민들이 개입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던 이라크 전쟁을 실패 사례로 꼽았다.그렇다면 지금의 북한과의 관계는 그가 전쟁을 벌일 수 있다고 한 조건과 부합할까. 아니면 전쟁 언급은 단순히 힘을 드러내기 위한 것일까. 트럼프는 이 책에 이렇게 썼다. "패를 드러내는 것은 군사적 충돌에서 저지르지 말아야할 아주 멍청한 실수다. (중략) 기습은 승리를 안긴다. 나는 무엇을 할지 말하지 않고, 경고를 보내지 않으며, 예측 가능한 패턴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무슨 행동을 할지, 혹은 생각을 하는지 드러내고 싶지 않다. 나는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상대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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