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갈림길]文 '임기 첫해 3% 성장' 기록 세울까

역대 정부 '임기 첫해 성장률' 3% 밑돌아1993년 김영삼 정부 6.8% 유일2% 후반대 전망…추경 통과 예고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6월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경 예산 편성에 협력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문재인 정부가 임기 첫 해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할 것이란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문민 정부가 들어선 이후 임기 첫 해 3% 성장을 기록한 것은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단 한차례 뿐이다.3% 성장의 가장 큰 변수인 추가경정예산안은 이달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잡힌 오는 18일 통과가 예고되고 있다. 수출도 작년 11월 이후 9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면서 성장엔진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물론 변수도 있다. 상반기 침체됐던 민간소비 위축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대외적으로 유가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과 갈등도 불안요인이다.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 보다 0.2%포인트 올린 2.8%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작년 10월 2.8%로 전망했던 한은은 올 1월 2.5%로 하향했다가 2월 2.6%, 7월 2.8%로 두차례 연속 상향 조정했다.이주열 한은 총재는 "소비 증가세가 여전히 미흡했지만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면서도 "국회에서 추경 통과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조속한 추경 통과 여부에 따라 성장율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국내외 경제 기관들도 최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으로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2.5%보다 0.3%포인트 올랐다.한국경제연구원도 올해 전망치를 2.5%에서 2.9%로 0.4%포인트 상향했다. 민간연구소 가운데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했던 현대경제연구원도 전망치를 2.3%에서 2.5%로 높였다.대통령 임기 초반 3% 성장했던 기록은 드물다.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몰아쳤던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그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5%를 기록했으며, 이어 노무현 정부인 2003년에는 2.9%로 근소하게 미치지 못했다.'474 경제성장'을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8%, 박근혜 정부도 2013년 2.9%를 기록해 모두 3%대를 밑돌았다.하지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조짐과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 등 대외 요인 외에도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 등에 따른 내수 위축 등으로 인해 2%대 후반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가계부채로 인한 내수 위축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 역시 "가계부채는 총량 수준이나 증가 속도 수준에서 여전히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시장 금리가 최근 상승 압력을 받으며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미국이 최근 요구한 한미 FTA 개정도 하반기 경제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이 한미 FTA 개정을 미 의회에 통보하면 빨라야 11월부터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무역 2위국으로 수출에 큰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다만 미국은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관세철폐와 덤핑관세나 상계관세 인상 여부를 안건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급락하고 있는 국제유가 역시 3%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들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각각 10.4%, 11.2% 급락했다. 3월말 월 평균 배럴 당 51.2달러를 기록하던 두바이유도 지난달에는 월 평균 배럴 당 46.4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5년 이후 최악의 분기를 기록했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수출국 경제에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석유제품 가격 하락을 동반해 수출효자품목인 석유, 석유제품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LG경제연구원은 '중기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부터 세계 경기의 상승 활력이 둔화되며 미국 무역제재, 중국 사드 보복 등 통상환경 악화 역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금리 상승, 대출 규제 강화 등 주택 수요가 둔화되면서 신규 분양 및 착공이 위축돼 경기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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