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양극화]'고용창출 화수분' 서비스業, 규제에 묶였다

서비스업, 10년간 제조업보다 9배 많은 일자리 창출쇼핑센터 출점규제 풀어야 다수 고용 확보돼

지난 5월 개최된 신세계그룹의 채용박람회에 구직자들이 참석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1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9월에 오픈한 스타필드 하남은 오픈 이후 5000여명의 직접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했다. 특히 투자 및 공사가 진행되면서 파급된 간접고용 효과는 약 3만4000명으로 추정된다. 8월 중순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고양도 약 30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점쳐진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의 1순위는 일자리 늘리기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충과 근무시간 단축 등 일자리 나누기가 핵심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을 인식해 서비스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신규 지점을 출점할 경우 각 브랜드 매장의 전문 판매직과 보안, 주차, 미화, 시설, 안내 등의 시설 관리직 일자리 등이 대거 창출된다. 제조업보다 일자리 창출 단기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매출 10억원당 고용 효과(취업유발계수)의 경우 서비스업이 16.7명, 제조업이 8.8명으로 서비스업이 약 2배 높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재화를 10억원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직접적인 취업자수와 다른부분에서 간접적으로 고용되는 취업자수를 합친 것이다. 같은 성장이라면 서비스업이 제조업보다 일자리를 두 배 더 만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0년(2006~2015년)간 제조업 일자리는 35만개 늘었지만, 이 기간 서비스업 일자리는 이보다 9배나 많은 316만개 늘어났다. 문제는 그동안 만들어진 서비스 일자리의 질이다. 지난해 발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OECD 국가의 경우 평균 70%를 넘지만, 한국은 60% 미만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이 제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4년 OECD의 평균적인 서비스산업 생산성이 제조업 생산성의 90%인 데 비해 한국은 45%였다. 서비스 산업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인 탓이다. 선진 7개국(G7)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대 시점의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이 노동시간당 평균 약 28달러 수준인 반면, 한국의 경우 2010년 이후 줄곧 약 20달러 안팎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4일 일자리상황판을 시연하면서 장하성 정책실장,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과 함께 일자리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규제를 먼저 풀고, 단계적으로 근로자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생산성이 높은 금융과 법률, 통신, 의료 등에서 고부가치 산업의 문턱을 낮추고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서비스산업 일자리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은 인공지능(AI) 등 기술의 발달로 세계적으로 500만개의 순고용 감소가 예측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 인상과 비정규직 전환 등을 강행할 경우 서비스 산업에선 '무인(無人) 시스템'이 앞당겨질 것이다. 이미 서울에선 정맥으로 결제하는 무인편의점도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10대 공약 중 하나인 복합쇼핑몰 출점 제한도 마찬가지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복합쇼핑몰이 한개 출점할 때마다 통상 5000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서비스산업은 경제성장의 한축인 내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국내 경제에서 수출ㆍ생산ㆍ투자 지표가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한 이유도 서비스 산업의 빈약한 체력에서 비롯됐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의 국회 통과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법안은 서비스산업 발전 중장기 계획(5년 단위) 수립, 중점 육성 서비스산업 지원, 불합리한 규제 개선 등을 통해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게 골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2030년까지 일자리가 최소 15만개, 최대 69만개 생길 것으로 추정한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맞지만 방법론에서 민간부분 일자리가 많이 나와야 한다"면서 "하지만 기존의 서비스 부분은 질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인 만큼 이를 보완하는 정책적 고민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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