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나홀로 질주, 코스피 리스크 커진다

시총규모 전체의 22%…특정기업 과도한 의존시장 다양성 사라질 우려[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코스피 단독 선두, 삼성전자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코스피 전체에서 삼성전자만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것이 자칫 시장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오전 삼성전자는 238만5000원까지 올라 또 한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가격 기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11조6400억원을 넘는다. 전날 종가(232만8000원) 기준 시총은 304조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19.80%를 차지했다. 지난 연말 한국전력을 제치고 시총 4위에 오른 삼성전자 우선주는 34조9194억원으로 전체의 2.27%이다. 이 둘을 합하면 22.07%로 전체의 1/4에 육박한다. 2위인 SK하이닉스(2.98%)에 비해 7배가 넘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가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축소시켜놓은 것이나 다름 없어 특정 업체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의존할수록 시장 전체의 리스크가 커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조언한다. 특정 기업의 퍼포먼스에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건전한 시장을 판단하는 요소 중 하나가 다양성"이라며 "다양한 기업들이 여러 방면에서 성과를 내주는 것이 시장의 건전성,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IT산업이 발달한 미국 시장을 살펴보면 시총 1위를 차지하는 애플 외에도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다양한 기업들이 각자 방향성을 갖고 퍼포먼스를 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시장 내 애플 시총이 차지하는 비중은 7.14%(지난 12일 기준)다. 2, 3위에 오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6.10%, 4.99% 수준이다. 그 뒤를 아마존(4.30%), 페이스북(3.99%)이 잇고 있다 . 시총 상위 기업이 시장 전체를 독식하는 현상은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순위 간에도 큰 격차 없이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다. 시장을 대표하는 주요지수에서도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뉴욕증시의 대표지수인 S&P500지수 내 시총 1~5위 비중은 애플(3.38%), 알파벳(2.89%), MS(2.36%), 아마존 (2.03%), 페이스북(1.89%) 순이다. 이 지수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Standard & Poor)사가 기업규모ㆍ유동성ㆍ산업대표성을 기준으로 선정한 보통주 500종목의 주가로 산출된다.  이에 비해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내 삼성전자의 비중은 22.94%(19일 기준)로 삼성전자의 향방이 지수 자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2위 SK하이닉스는 3.44%에 불과하고, 그 뒤를 잇는 현대차(2.77%), 네이버(NAVERㆍ2.18%), 한국전력(2.03%)은 3%에도 못 미친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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