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한 모친 추모하고 최근 우버 사태 책임지는 차원에서 장기 휴직사내문화 관련 외부기관 조사 결과 나온 날 전격 발표서울서 룸살롱 방문, 직원들에게 성관계 가이드 보낸 것도 영향끼쳐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CEO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사퇴 압박을 받아 온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가 무기한 휴직에 들어가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캘러닉 CEO는 13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서한을 통해 최근 작고한 자신의 모친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 기업에 더 나은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 휴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휴직 기간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우버는 당분간 주요 임원들이 역할을 분담해 이끌어 갈 예정이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캘러닉 CEO가 별도 보고를 받은 후 결정할 방침이다. 캘러닉 CEO의 장기 휴직은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이 주도한 우버의 사내문화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온 날 발표됐다.우버는 올해 초 사내 성추행과 이에 대한 은폐 의혹, 만연한 성차별 문화에 대한 폭로가 나오고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홀더 전 장관이 속한 법무법인에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했다. 홀더 전 장관은 그동안의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에서 우버 측에 캘러닉 CEO의 책임을 분명히하고 이사회 기능과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캘러닉 CEO에 대한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집중돼 있는 권한 역시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고용하고 우버의 성과주의 문화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회사의 음주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집중 근무시간에 주류 섭취를 금지하고 '알코올'과 관련한 예산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캘러닉 CEO는 이같은 조사 보고서에 근거해 이사회로부터 장기 휴가를 권고받았고 이번 휴직 결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우버를 창업한 캘러닉 CEO는 빠른 시간 안에 기업을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로 키워냈지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러 부작용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조직을 추슬러야 할 캘러닉 CEO가 오히려 부적절한 처신과 돌출 발언으로 기름을 끼얹으면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이날 자진 사퇴를 발표한 에밀 마이클 수석 부사장과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서울에서 여성 도우미들이 나오는 룸살롱을 찾은 사실이 조사에서도 중요 사안으로 다뤄지며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또 캘러닉 CEO가 2013년 회사 워크숍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동료 간 성관계 가이드를 이메일로 보낸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궁지로 내몰렸다. 한편 우버는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 등에 대한 215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해 20명을 해고하고 일부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와 함께 별도의 교육을 실시 중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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