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저력, 단 18년만에 시총4위ㆍ30조

제조업 등 기반의 대기업들 사이에서 한달가량 4위 유지4차산업 투자 등 인터넷업종 전망 밝아…시총3위 전망도[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NAVER(이하 네이버)가 시가총액 30조원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시가총액 4위(우선주 제외)를 한달째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등 전통산업 기반의 대기업들 사이에서 설립한지 20년이 채 되지 않은 인터넷 벤처기업이 국내 대표기업의 한 축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9일 오전 네이버는 전날보다 4.72% 오른 93만2000원까지 올랐다. 이 가격 기준 시총은 30조7212억원. 전날 89만원에 장을 마치며 시총 30조원에 바짝 육박했던 네이버는 이날 회사 설립 18년만에 처음으로 30조원대 벽을 뚫었다.  국내 상장사 시총 순위도 4위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지난달 11일 4위에 오른 뒤, 12일, 16일에도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이후에는 줄곧 4위 자리를 지켜오다 이달 1일 단 하루만 한국전력에 순위를 내줬다.  네이버가 시총 4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3월5일 처음으로 코스피 시총 4위에 올랐던 네이버는 다음달인 4월3일까지 12거래일 간 4위를 기록했다. 이듬해까지 간헐적으로 시총 4위에 진입을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달가량을 줄곧 4위를 유지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네이버는 지난 1일을 제외하면 지난달 18일부터 14거래일 연속으로 4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5위 한국전력과의 차이도 1조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처럼 네이버가 오랜 역사를 지닌 대기업 그룹의 주력 회사들 틈 사이에서 살아남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인터넷업종이 가지는 특수성을 꼽는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나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체들은 향후 2~3년 간 업황 예측이 쉽고 그 예상대로 주가가 움직이는 편"이라며 "반면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게임 등 이른바 '프런티어(개척자)' 업종에 속하는 종목들은 현재 보이는 가치보다는 더 먼 미래를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업종에 속하는 종목들이 비교적 빠르게 신사업을 개척해 나가고, 앞으로 전망이 밝은 '4차 산업혁명' 등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올 초 발표했다. 성 연구원은 "네이버 등은 당장 기업의 체질을 바꿀 만한 단기적인 이슈도 없고 가격부담도 비교적 높다"면서도 "현재 코스피가 강세장인 덕분에 오히려 투자자들이 비교적 긴 시야를 가지고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 네이버 주가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와 같은 인터넷업종의 상승세가 뚜렷한 점은 글로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나스닥의 구글과 아마존도 최근 확연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의 상승세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재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의 성장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네이버의 경우 성장성도 충분하고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도 해소되고 있는 등 악재가 없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시총 3위 탈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3위 현대차의 시총은 35조2442억원으로 네이버와 약 5조원 차이다. 이들은 자동차 업황은 획기적인 수준으로 개선될 확률이 적기 때문에 네이버가 단기 악재를 겪지 않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준다면 역전도 가능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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