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 배경 하시마섬, 조선인에게 지옥으로 불린 까닭

하시마섬(군함도)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의 다음달 개봉을 앞두고 영화의 배경이 된 일본 하시마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시마섬은 일본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시에 있는 작은 무인도다.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섬의 모습이 마치 군함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군함도(軍艦島)라고도 불린다. 하시마섬은 19세기 석탄의 존재가 확인되며 탄광사업으로 번영했다. 초기에는 현재 크기의 3분의1 밖에 되지 않았지만 석탄 채굴을 위해 주변을 매립해 현재 크기는 남북으로 약 480m, 동서로 약 160m가 됐다. 이는 야구장 두개 정도의 면적이다. 태평양 전쟁이 벌어졌던 1940년대에는 조선인들이 강제노역에 동원돼 조선인들에게 지옥섬이나 감옥섬으로 불리게 됐다. 당시 일제는 석탄을 생산할 인구수가 부족하자 한국에 실시된 '국가 총동원법'을 통해 한국의 젊은이들을 강제 징용했다.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인 약 800명이 강제동원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800명은 공식적인 숫자고 실제 숫자는 2000여명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탄광에서 강제노역하며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해저 700m에 있는 탄광에서 가혹한 노동과 학대에 시달려야 했다.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 천장의 암석이 떨어져 내리는 낙반 사고로 한 달에 4~5명씩은 죽어나갔다고도 한다. 굶주림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이들 중 일부는 탈출을 시도했지만 바다에서 목숨을 잃거나 도중에 잡혀 맞아 죽었다.

군함도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전쟁 막바지인 1945년 섬 전체 인구는 약 5300명에 이르렀는데 비좁은 땅덩어리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관청과 신사, 영화관, 수영장, 병원, 미용실, 파칭코, 상점와 고층 아파트 등 필요한 것은 다 갖추고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시설은 기본적으로 일본인을 위해 만들어졌고 조선인이 살았던 주거공간은 태풍이 불면 바닷물이 들어차는 건물 최하층이나 지하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이 끝나고도 탄광산업은 이어졌지만 석유의 중요성이 커진 1960년 이후에 섬은 점차 쇠퇴를 거듭해 1974년에 폐광하고 거주하던 모든 사람들이 섬을 떠났다. 이후 하시마섬은 현재까지 무인도로 남아있지만 일본 정부는 하시마섬을 비롯한 나가사키와 후쿠오카 일대의 탄광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2015년 등록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하시마섬 조선인 강제징용의 역사를 숨기려 해 한국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에 일본 정부는 하시마섬 조선인 징용 문제를 포함해 각 시설의 전체 역사를 알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했지만 현재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경제 티잼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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