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아미 롯데백화점 이지캐주얼 의류 바이어-상품 기획ㆍ새 브랜드 발굴…지방 출장 밥먹듯 -최근 옷 색깔ㆍ음식 접목한 '딜리셔스 컬러' 팝업스토어 선보여 -사명감이 動力 "시장 선도하는 중요한 역할 맡고 있다 생각"
권아미 롯데백화점 이지캐주얼 의류 바이어가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유니섹스 캐주얼 매장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롯데백화점 제공)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어쩌죠, 지금은 부산에 출장 왔어요."권아미(33) 롯데백화점 이지캐주얼 의류 바이어를 서울 사무실에서 만나긴 쉽지 않았다. 워낙 현장 근무가 많아서다. 권 바이어는 롯데백화점의 영ㆍ패스트 패션 부문에서 상품 기획과 새로운 브랜드 발굴을 담당한다. 고객들에게 색다른 방식으로 패션 트렌드를 제시하거나 인기 온라인숍을 백화점에 입점시키는 게 주임무다. 2011년 입사 후 대부분 경력을 이쪽에서 쌓았다. 댄디 캐주얼 남성 의류 '조군샵',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치마저고리' 등 브랜드는 온라인상에서만 입소문을 타다 권 바이어 눈에 띄어 백화점 고객들에게 소개됐다. 최근에도 재미있는 기획 하나가 권 바이어를 통해 탄생했다. 바로 '딜리셔스 컬러' 팝업스토어다.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부산 광복점에 마련된 행사장은 '의류 매장은 이래야 한다'는 통념을 깨뜨린다. 매장에 솜사탕(분홍), 바나나(노랑), 뻥튀기(베이지), 오렌지(주황), 캔디(파랑), 쿠키(검정) 등 의류 색상별 음식을 둔 것이다. 옷을 사면 색상에 맞는 음식이 덤으로 따라온다. 매장을 찾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었다. 권 바이어는 "불황에도 의류 구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욕구는 늘 뜨겁다"며 "백화점 내에 계속해서 새로운 체험 공간을 만듦으로써 고객들이 만족하고 더 오래 머물며 쇼핑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바이어는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아직 백화점에 입점하지 않은 괜찮은 브랜드가 없느냐"고 불쑥 물어왔다. 어느 누구와 만나도 신규 브랜드 발굴 의지를 감추지 못하는 일종의 직업병이다. 짬이 나면 온라인 쇼핑몰들을 뒤지고 쉬는 날에도 백화점, 복합쇼핑몰 내 의류 매장부터 구경한다. 평일, 특히 출장이 있는 날 일과는 말 그대로 전투다. 우선 오전 8시께 출근하자마자 매출을 확인하고 조간신문의 패션 관련 기사들을 훑는다. 이어 매출과 트렌드 분석, 내부용 보고서 작성 등을 서둘러 마치고 현장으로 향한다. 각종 패션 브랜드들이 여는 행사에 참석한 뒤 관계자들과 점심을 먹으며 상품 기획 방향, 시장 분위기 등을 논의한다. 점심 식사 후엔 사무실 의자가 아닌 기차 좌석에 앉는다. 지방 점포를 찾아 기획 행사 상황을 직접 체크한다. 지역 기반 신규 브랜드들과 팝업스토어 입점 협의까지 해야 일정이 겨우 끝난다. 기차 창으로 어둑해진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퇴근하기 부지기수. 권 바이어는 흥미와 사명감으로 '빡센' 하루하루를 버틴다고 전했다. 그는 "업계 1위 백화점에서 영ㆍ패스트 패션 상품과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늘 상기시킨다"며 "오프라인 매장들이 온라인몰에 밀려 고전하는 가운데 더 공부를 많이 하고 열심히 움직여서 고객들에게 롯데백화점만의 강점과 매력을 어필해 나갈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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