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러시아 대작 '보리스 고두노프' 개막

4월20~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보리스 고두노프' 기자간담회에서 김학민 예술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김학민)은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상 최초로 러시아의 대작 '보리스 고두노프'에 도전한다. 지난해 국내 초연으로 드보르작의 '루살카'를 선보인 데 이어 동구권 오페라 시리즈의 일환으로 4월20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보리스 고두노프'를 공연한다.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이 작품이 공연되는 것은 1989년 러시아 볼쇼이 극장의 내한 공연 이후 28년만이다. 특히 국내 단체가 직접 제작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학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무소륵스키의 대작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는 16세기 말 러시아 최고 권력자의 비극적인 일대기를 다룬다"면서 "러시아의 역사와 차르의 지배를 받던 민중의 구슬픈 정서가 응집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작곡가 무소륵스키는 러시아 역사의 한 단면을 그린 이 작품 곳곳에 러시아 색채가 물씬 풍기는 선율의 장엄하고도 숙연한 합창과 중창을 배치했다. 이번 국립오페라단 공연에서는 1908년 림스키-코르사코프 제2개정판의 '보리스 고두노프'가 무대에 펼쳐진다. 작품은 16세기 말 러시아 최고 권력자의 비극적인 일대기를 다룬다. 황제 이반 4세가 죽고 황세자 드미트리마저 원인 모를 죽임을 당한다. 세간에선 황세자를 죽인 범인이 보리스 고두노프라는 소문이 퍼진다. 마땅한 후계자가 없는 상황에서 보리스 고두노프는 귀족들의 권유에 못 이겨 황제에 즉위하지만 끊임없이 망령에 시달린다. 죽은 드미트리를 자칭하는 가짜 드미트리(그리고리)가 출현해 변방에서 군대를 조직한 후 모스크바로 진군하게 되고, 결국 보리스 고두노프는 망령에 시달리다 죽는다.김 예술감독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 보리스 고두노프 뿐만 아니라 합창단인 민중도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주인공 보리스 고두노프와 함께 핍박 받았던 민중 자체가 또 하나의 주인공인 작품"이라면서 "합창단의 역할에 특별한 의미와 해석을 부여할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와 지휘자 스타니슬라 코치놉스키가 최고의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지휘자 스타니슬라브 코차놉스키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이 작품은 수차례 지휘했다"면서 "이 작품은 출연하는 성악가의 숫자가 많아서 오페라 중에서도 어려운 작품에 속한다"고 했다.스테파노 포다 연출은 "이 작품은 16세기의 화려함 속에 다툼과 피가 난무하는 시대적 상황을 표현한 베르디의 대작 '돈카를로'와 비슷하다"면서 "작품 속에 불필요한 인물이나 미미한 역할이란 없다. 모든 것이 러시아의 정신이며 계속하여 진보하는 시대정신의 일부"라고 덧붙였다.이번 공연에선 동구권 국보급 베이스 오를린 아나스타소프와 미하일 카자코프가 출연한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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