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애리기자
사진=온라인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나만 고양이 없어'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데는 환경적인 요인과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관련 인식 조사를 한 결과, 반려동물 양육을 꺼리는 이유로 '키울만한 환경이 되지 못하고(46.9%)', '비용이 많이 들어 갈 것 같아서(38.2%)'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직장생활 3년차인 박민영(28)씨는 반려견을 키우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했다. 박씨는 "서울 월세가 너무 비싸서 아직 독립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 반전세 정도는 얻을 수 있는 목돈을 마련한 뒤에 독립해서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는 것이 목표다" 라며 웃었다. 서울연구원이 낸 '2016 한 눈에 보는 서울'을 보면 미혼 청년층의 55.9%가 3인 이상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청년 100명 중 55명이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인 셈이다. 경제적인 요인도 한 몫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사료부터 예방접종 등 기본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을 중단한 사람의 13%가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를 이유로 꼽았다. 월 평균 반려동물 양육비용은 주로 5~10만원(30.2%) 또는 10~15만원(19.2%) 정도가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생활비도 빠듯한 청춘들에게 반려동물은 남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취업준비생 서모(27)씨는 한 때 고양이 집사였지만 장기간의 취업준비로 빠듯해진 생활비 때문에, 키우던 반려묘를 지인의 집에 입양 보냈다. 서씨는 "뉴스를 보면 고양이를 키우며 사는 1인가구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도 다 직업이 있고,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말은 유행어가 되서 웃기려고 쓰기도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면 굉장히 슬프기도 한 말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