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의 날]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양성평등과 남성들의 역지사지'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남녀 중 한 쪽이 불행하면 다른 쪽은 어떻게 될까. 결국 함께 불행해지기 마련이다. 남녀가 평등하고 모두 행복해야 하는 이유다. 만일 한 쪽이 없다면 인류는 수십 년 내에 멸종된다. 그런데도 세상은 남성 중심적으로 유지돼 왔다.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만일 맞벌이 가정에서조차 집안일과 아이 돌봄을 남성이 도맡아야 한다면. 30~40대 기혼 남성 10명 중 6명이 결혼과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다면. 남성의 임금이 여성의 64%이고, 100대 상장기업 임원 중 남성이 2.3%이며, 국회의원 중 남성이 17%에 불과하다면.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의 대다수가 남성이라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당연히 젠더폭력 예방과 양성 평등을 조속히 실현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칠 것이다. 여성들이 바로 그 같은 현실에 처해 있다. 이제는 남성들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적극 나서야 할 때다.외국에는 양성 평등 실현을 위해 앞장서는 남성들이 많다. 캐나다에서 여성폭력 근절을 위한 화이트 리본 캠페인이 1989년 남성 주도로 시작돼 확산됐다. 2015년 터키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대생이 성폭행 후 살해당한 데 항의해 미니스커트를 입고 시위를 펼친 것도 남성들이다. 프랑스에서는 제로마초라는 남성단체가 성매매 반대 캠페인을 벌인다. 여성폭력과 성 차별 타파를 위해 남성들이 참여하는 히포시(HeForShe) 캠페인도 활발하다. 2014년 대학 성폭력 근절을 위해 부모들이 아들에게 여성을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다. 1908년 3월8일 미국 뉴욕에 여성 노동자 2만여명이 모여 남성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고, 남성과 달리 투표권을 받지 못하는 성 차별을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성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아직도 전 세계에서 현재진행형이다. 21세기는 파트너십의 시대다. 남녀가 서로를 존중하며 힘을 합치면 우리 사회의 역량과 행복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제는 실질적인 양성 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인식을 전환하고 실천에 옮기기를 기대한다.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사회부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