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에 장고' 김종인, '대권 도전' 해석할 수 있는 미묘한 발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3일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자신의 거취에 관해 명쾌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김 전 대표가 여당 인사들의 모임에서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발언을 하면서 탈당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자유한국당 원내외 인사 모임인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의 조찬포럼강연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답하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가 어려운 사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나라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을 해보겠다는 말로 갈음하겠다”고 답했다. 김 전 대표는 '출마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틀려요 틀려"라면서 "나에겐 뉴스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대선 도전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이 그의 발언을 대권 도전과 연관 지어서 해석하는 이유는 최근 여야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뮌헨 안보회의 참석차 독일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김 전 대표는 22일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한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회동을 했다. 2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민주당 개헌파 의원들의 워크숍에도 참석했다. 김 전 대표는 워크숍에서 "이번 개헌 기회를 놓치면 다음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개헌 문제를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집권이 가능한데 뭐 때문에 개헌을 하나. 이대로 가면 편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게 고질적 정당문화의 폐단"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가 대선 출마의 승부수를 띄운다면 민주당 비문계 의원들을 규합해 정치적인 근거지를 마련한 뒤 개헌을 고리로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비박계 의원들을 묶는 방안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문계 의원들이 개헌의 필요성을 공감하더라도 얼마나 김 전 대표를 따라 정치적 동행을 할 지,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이뤄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가 자신의 거취에 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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