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사퇴' '명예퇴진' '정치적 해법' 잇따라 거론 헌재심판 앞두고 朴대통령에 대한 '민심 이반' 자인탄핵심판 인용이든 기각이든 성난 민심이 與에 부메랑 돼朴사퇴→여권 재결집→대선 51 대 49 경합 노림수朴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범여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사퇴를 일컫는 '정치적 해법론'이 잇따라 고개를 들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거나 기각하는 데 상관없이 후폭풍이 거셀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21일 이와 관련, "청와대나 대통령은 탄핵심판으로 가기 전에 국민을 통합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이 있는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같은 당의 김성태 의원이 지난 17일 "명예로운 결단이 극단적 갈등을 수습하고 안정적 리더십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며 '명예퇴진'을 요구한 데 이은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탄핵소추는 정치권이 책임지고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치적 해법론을 재점화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적 해결이 가져올 후유증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언론(신문 사설)들이 박 대통령이 하야 결심을 하고 정치권은 사법처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적었다"면서 "국론이 분열하는 것을 막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한 헌재 출석 논란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출석 일정과 입장을 밝혀야 하고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박 대통령이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헌재의 심판 전에 하야 결단을 내리라는 압박과 다름이 없다. 신문 사설 등을 거론해 이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의 계속된 침묵과 박 대통령 변호인단의 미지근한 대응에 날을 세운 것이기도 하다. 앞서 자유한국당도 탄핵 심판 전에 여야가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에 대한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가 "'4월 퇴진 6월 대선안'을 정치권 원로들이 제안했을 때, 이런 해법이 탄핵소추에 앞서야 한다고 (여당은) 말해왔다"고 거론한 바 있다. 범여권이 앞장서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건 다가온 차기 대선전략과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한때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이 80%까지 육박하면서 민심이 박 대통령을 떠났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주말마다 광화문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와 '촛불 집회'가 맞서고 있지만, 이는 표피적 문제일 따름이란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 등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 합이 60%를 넘기며 탄핵 인용이나 기각이 대선 정국을 둘러싼 민심에 다시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섞여있다. 어떤 경우에도 범여권 후보의 지지율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정치적 해법론에 이렇다할 반응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태극기 집회가 탄력을 받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나서 직접 하야를 거론하는 건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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