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합작사 가유홈쇼핑과 소송전…경영권 갈등, 작년 4월부터 방송중단배타적 환경·규제에 세번째 위기이마트·롯데마트 등 유통사업 무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현대홈쇼핑이 중국에서 세 번째로 철수 위기에 놓였다. 세계 최대 소비시장을 겨냥해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외국 기업에 대한 배타적인 경영 환경으로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중국 상하이 현대가유홈쇼핑 경영권을 놓고 현지 합작사인 가유홈쇼핑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대가유홈쇼핑은 현대홈쇼핑이 중국 전역에 홈쇼핑 사업권을 보유한 가유홈쇼핑과 상하이시가 최대주주인 지역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동방유선의 자회사 동방이푸와 함께 설립해 2011년부터 상하이 지역에서 홈쇼핑 방송을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이 30%, 현대그린푸드가 5%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가졌고, 가유홈쇼핑과 동방이푸는 각각 33%와 32%의 지분을 나눠가졌다. 하지만 한중 기업간 경영권을 둘러싼 이견이 생겼고, 가유홈쇼핑은 지난해 4월부터 현대가유홈쇼핑 방송송출을 중단했고, 양측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아직 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방송은 계속 중단된 상황"이라며 "소송이 끝나야 (방송)재개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이 중국시장에서 고배를 마신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현대홈쇼핑은 2003년 초반에도 중국 광저우의 훙야홈쇼핑 지분 50%를 30억원에 인수하며 중국시장 처음 진출했다 2006년 사업부진으로 철수했다. 이듬해에는 수도 베이징으로 눈을 돌려 중국 관영인 베이징CCTV와 손잡고 중국 재진출을 시도했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중국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중국은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유통 시장도 급성장을 이뤄 외국계 기업들이 앞다퉈 달려간 지역이다. 경제성장은 중국인들의 소득 증대와 소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찍부터 중국 시장에 뛰어든 다국적 유통기업도 줄줄이 쓴맛을 보고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외국기업에 배타적인 문화와 현지 유통구조에 익수한 토종기업들에게 밀리면서다. 외국 기업들에게 더욱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는 중국 당국의 규제도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이마트는 한 때 27개까지 늘렸던 중국 매장수를 정리해 현재 7개만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의 경우 여전히 115개를 운영 중이지만, 중국 쪽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분기 해외사업에서 460억원의 적자를 봤는데 대부분이 중국사업은 이보다 훨씬 컸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각각 6.8%와 2.9% 플러스 성장한 반면, 중국은 14.2%나 빠진 탓이다. 일각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가 본격화돼 현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사업 철수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현지 기업들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사드로 인한 한중갈등 악화로 반한 감정마저 확산될 경우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사가 안되는데다 중국 정부의 사드 압박이 점점 강해질 경우 결국에는 중대 결심을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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