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구글의 딥드림이 고흐의 화풍을 학습한 뒤 모방해 그린 작품.
작년 여름 미국 예일대 도냐 퀵 교수는 '쿨리타'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시험했다. 100명의 청중에게 쿨리타가 작곡한 음악과, 사람이 작곡한 음악을 번갈아가며 들려줬다. 그 후 참가자들에게 사람이 작곡한 것을 골라내도록 했다.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쿨리타의 곡을 사람이 작곡한 곡으로 착각했다.소니의 CSL(Computer Science Laboratories)은 인공지능 '플로우머신(Flow Machines)'에 1만3000곡에 이르는 음악을 학습시켰다. 그 다음에 '비틀즈풍의 곡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비틀즈풍이라는 음악적 흥취에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겠지만, 플로우머신은 대다수 사람들이 기분좋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들려줬다.일본에선 인공지능이 쓴 단편소설이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주최하는 문학상의 1차 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존의 지식재산(IP:Intellectual Property) 제도로 보호할 수 없는 새로운 차원의 지식재산이 등장하고 있다. 환경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지식재산권 보호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MS와 네덜란드 연구진의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에서 AI가 렘브란트의 화풍을 모방해 그린 자화상.
정부(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미래 지식재산 이슈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지식재산위원회에 '차세대 지식재산 특별전문위원회(이하 차세대 특위)'를 설치하고 '미래 지식재산 이슈 분석 및 대응전략 수립'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AI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인정 문제, 디지털·네트워크 시대에 상응하는 저작권법 문제 등이 주요 이슈다.차세대 특위는 국내외 문헌조사 및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산하 5개 전문위원회 중심으로 후보 이슈를 발굴한 후, 이에 대해 국내 산학연 지적재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우선순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슈가 미래기술에 미치는 영향력과 이슈의 발생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미래 지적재산 이슈를 선정할 계획이다.또 선정된 지적재산 이슈들에 대해 각 이슈들이 갖는 의미와 지적재산 제도 및 과학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특위는 이슈별로 법·제도적 측면, 과학기술적 측면에서의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미래 지적재산 이슈 분석 및 대응전략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박재근 위원장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미래 지적재산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전략을 준비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다.한편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지식재산 강국은 이미 미래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EU는 로봇의 법적지위 인정을 검토하고 있다. 로봇의 지위·개발·활용에 대한 기술적·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결의안을 지난달 12일 통과시켰다.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