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등 피의자로 다시 소환한다. 지난달 12일 1차로 소환한 뒤 한 달 만이고, 같은 달 19일 법원이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뒤 약 3주 만이다.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12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13일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서울 대치동 특검 조사실로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전 10시에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를 나란히 불러 조사한다. 이들 또한 피의자 신분이다.이 특검보는 "(구속영장 청구 기각 이후) 추가로 확인된 부분에 대해 이 부회장을 소환해 확인을 해야할 부분이 있다"면서 "내일 소환을 해서 조사해본 뒤 그런(추가 확인사항 등) 사정을 고려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특검은 이 부회장의 소환조사에 앞서 이날 오후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달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장 사장은 지난번 소환 당시 참고인이었지만 이번에는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됐다. 또 같은 시각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최 차관이 청와대 비서관 재직 때인 2015년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처분 규모를 1000만주에서 500만주로 줄이기로 한 과정에 청와대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이후 특검은 황 전무와 김신 삼성물산 사장,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줄줄이 불러 조사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관련 혐의 등을 보강수사하기 위해서였다.특검은 이들과 함께 삼성합병에 반대해 사퇴 압박을 받았다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12일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역시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삼성합병의 의미, 이 부회장 경영승계와의 연관성 등에 관한 논리를 보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특검은 최근 관련자 조사와 압수수색 등을 통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015년 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뒤 신규 순환출자가 발생했는지를 들여다보던 공정위에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은 공정위가 '삼성합병'의 위법성을 따져보려고 조사를 하자 청와대가 이 부회장의 승계구도 확립을 지원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하며 개입한 게 아닌 지 의심한다.특검이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는 삼성 합병안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위원회를 통과한 2015년 7월 10일자로 '순환출자 해소'라는 메모가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승계를 위해 중요한 과정이었던 삼성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대가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430억원 규모의 뇌물을 제공하고 국회에서 이에 관한 위증을 하는 한편, 결과적으로 회삿돈을 횡령해 뇌물로 쓴 혐의를 받는다.특검은 이와 관련해 삼성합병의 키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이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과 안팎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찬성 의견을 던지도록 압박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기소했다. 앞서 법원은 뇌물을 줬다는 사람에 대한 조사만 이뤄졌고 뇌물을 받았다는 사람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특검은 이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최순실씨를 지난 주 소환해 뇌물수수 혐의 조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을 뇌물수수의 공범으로 본다. 특검이 조만간 박 대통령을 대면조사할 경우 이 대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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