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의 '자진 탈당'이라는 폭탄을 던진 뒤 대상포진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인 위원장은 다음 일주일 동안 친박들이 자신의 '자체 개혁안'을 따르지 않으면 직을 던질 기세여서 새누리당은 또다시 운명의 일주일을 맞게 됐다. 인 위원장은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적 청산이 안 되면 누가 뭐라고 해도 비대위 구성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우선 책임져야 할 친박 인사가 책임지지 않으면 비대위 자체를 구성하지 않겠다는 애기다.그는 이어 "1월 6일까지 시간을 드리겠다. 당에 말하든, 국민에게 말하든,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해주기 바란다"며 "1월 8일 이 자리에서 제 거취를 포함한 결과를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친박 자기반성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비대위원장 직을 던지겠다고 압박한 것이다. 이어 인 위원장은 앞으로 두세 차례 강도 높은 인적 청산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인 위원장은 이날 '4대 인적 청산' 대상으로 ▲당을 이끌었던 사람 중 남아 있는 사람 ▲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직책에 들어가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인사 ▲총선에서 패권적 행태를 보이며 당의 분열을 조장했던 인사 ▲상식에 어긋나는 언사를 보였던 인사 등을 꼽았다.인 위원장의 강경책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제기되는 것은 새누리당 이 친박 탈당이라는 초강수로 개혁에 길에 들어서고 국민들에게 잃은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를 통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친박이 배제된 새누리당에 합류하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보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친박들은 인 위원장의 강경책에 반발하고 있어 쉽게 사태가 해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친박의 자진 탈당 가능성이 낮은만큼 인 위원장이 자진사퇴를 위해 명분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제의를 몇 번이나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는 이미 8일 본인의 거취를 비롯한 모든 것들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예고한바 있어, '친박 청산 실패'라는 이유로 자진 사퇴할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이다.만약 친박 인적청산이 실패하고 이를 요구했던 인 위원장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스스로 물러선다면 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특히 올 1월 중 개혁보수신당과 늘푸른한국당 등 보수 신당들이 연이어 창당할 예정이고 반 총장이 귀국하는 등 보수 경쟁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선장 실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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