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민차장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6의 삼성전자 전시장 앞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 SUHD TV를 소개하고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신기술의 경연장 CES에서 한국 업체의 위상 변화도 상전벽해 수준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CES 주인공 대접은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등 외국 업체들의 몫이었다. 한국 전자업계의 첫 번째 CES 참가는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성사(현 LG전자) 등 전자업계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CES를 찾았다. 삼성전자는 1979년 처음으로 CES에 참가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제품을 세계 시장에 알린다는 목적보다 최신 기술을 직접 보고 배우는 목적이 더 컸다. 2000년대 이후 한국 기업의 눈부신 성장은 CES 위상 변화로 이어졌다. CES 참가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전시공간과 가장 많은 관람객, 선보이는 신기술 등 모든 면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 때마다 선보이는 신기술과 혁신제품은 일반 관람객은 물론 언론인과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970~80년대 한국 전자업계가 최신 기술 흐름을 익히고자 CES 문을 두드린 것처럼 세계 각국의 수많은 업체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배우고자 CES를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1월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CES 2016'에서 LG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LG 올레드 TV' 112대가 연출한 화질의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고 있다. (제공=LG전자)
전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업체나 전문가들이 한국 기업 부스를 방문하지 않고서는 '트렌드 리포트'를 쓰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은 CES 혁신상 수상 결과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CES 2017에서 TV(11개), 모바일(11개), 생활가전(6개), 반도체(3개) 등 'CES 혁신상' 35개를 수상했다. LG전자도 TV,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CES 혁신상 21개를 수상했다. 최근 CES 기조연설자만 봐도 한국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전자업계 화두인 IoT(사물인터넷)와 관련해 CES 2015 때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가, CES 2016 때는 홍원표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장(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올해는 기조연설자로 나서지는 않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핵심 인사들이 참석해 앞선 기술력을 세계에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