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림률 세계4위…이제 숲을 가꾸고 즐길 때”

신원섭 산림청장이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소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아시아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산림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산림청은 내년 개청 50주년을 앞두고 산림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겁니다. 단순히 양적 팽창에 치중했던 기존의 산림정책에서 이제는 질적 성장을 모토로 한 산림정책으로 방향을 선회, 임업·복지분야의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신원섭 산림청장이 말하는 미래 50년 산림정책의 방향성이다. 신 청장은 "우리나라는 과거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민·관 조림정책으로 산림녹화에 성공한 국가로 손꼽힌다"며 "이 결과 국내 산림정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 24조원·부가가치 유발효과 12조원·고용창출효과 273만여명(2009년 KDI 연구결과기준)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또 "국내 국토면적 총 987만3000여㏊ 중 산림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은 63%(622만2000㏊)에 이를 만큼 산림률 부문에서 남부럽잖은 나라가 됐다"며 "이는 핀란드(72.9%), 스웨덴(68.7%), 일본(68.5%)에 이은 네 번째 순위"라고 덧붙였다.다만 그간의 산림정책은 산림률의 확대라는 양적 팽창에 초점이 맞춰졌던 게 사실이다. 일제강점기 산림 수탈과 한국전쟁으로 인한 국토의 황폐화, 낙후된 경제적 여건 속에서 먹을거리를 찾기조차 힘들었던 시절에 그나마 남아있던 산림의 무분별한 훼손을 막고 국토에 푸른빛을 되찾게 한다는 시대적 인식이 맞물리면서다.그러나 50여년이 지난 현재는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해 산림을 선별적으로 조림하고 활용하는 것으로 산림정책의 방향성도 전환돼야 한다고 신 청장은 강조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상황을 진단·예측해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자는 게 핵심이다.신 청장은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으로 국토의 황폐화를 경험했다"며 "또 이러한 역사적 상황에서 정부는 민간과 합동으로 조림사업을 전개해 산림률을 끌어올렸고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는 과거 50년간 일궈낸 산림정책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의 50년을 새롭게 준비해야 할 때"라며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우리나라 산림률을 유지·발전시켜가기 위해선 일련의 변화가 모색돼야 한다"며 산림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신 청장이 말하는 새로운 산림정책 패러다임은 '심는 것'에서 '가꿔가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단순한 셈법으로 나무를 '그저 많이 심기'보다는 산림에 '경제·복지' 등의 개념을 접목, 산림활용에 효율성과 효과성을 배가한다는 취지다.그는 "과거 1960~1970년대 산림정책이 다량의 나무를 심어 국토의 산림률을 높이고 자원화 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면 앞으로의 산림정책은 조림된 산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산림복지를 확대하는 데 무게 추를 둬야 한다"며 "또 산림을 통해 산주가 임업경영을 도모하고 이를 모태로 산림자체가 국가경쟁력이 될 수 있게 하는 것은 물론 국민들이 산림을 통한 복지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산림업계 전반도 우리나라의 산림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에 대해선 이견을 보이지 않지만 그 과정상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가령 과거 산림정책에 따라 아카시아, 리기다소나무, 오리나무 등 성장이 빠른 나무를 중심으로 식재가 이뤄지면서 산림자원의 경제적 효율성이 간과됐고 조림된 나무의 활용과 이에 대한 산주의 인식도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실례로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67%는 사유림으로 분류되며 임목축적 규모 9억2480만9000㎡에 임업생산액 5조6008억원, 전문임업인은 8222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 1967년 사유림 비율 72.7%에 임목축적 규모 3251만㎡, 임업생산액과 전문임업인이 전무했던 당시 상황과 비교할 때 양정성장 비율이 큰 폭으로 높아진 점을 수치상으로 방증한다.하지만 임업을 통한 경제적 수익창출에 관한 산주의 미흡한 인식으로 상당 규모의 사유림이 방치수준에 머무르는 점 등은 현 시점에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는다. 여기에 과거 산업화시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가시간이 늘고 산림복지(휴양)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산림복지 분야의 확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는 분위기다.이와 관련해 신 청장은 "산림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은 '산주 누구나 임업경영인이 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고취, 임업을 통한 개인의 경제적 수익창출이 국가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조림된 산림이 국민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산림복지를 확충하는 것에 무게를 둔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사유림 방치 방지차원에서 현재 산림청은 산주가 목재와 단기임산물의 채취로 수익창출을 도모할 수 있게 지원하는 한편 사유림에서의 산림레저스포츠, 숲 해설, 휴양림시설 확충 등을 유도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도 했다.특히 "최근 산림복지 부문에선 '생애주기별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로 국민들이 출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숲을 통해 휴양·문화·보건·교육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산림청은 이미 산림의 단순 자원 개념에서 경제적 수익모델과 국민 산림복지서비스 개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대담=김동선 사회부장·정리=정일웅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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