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 제 45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많이 회자되고 있는 단어로 '트럼피즘(Trumpism)'이 꼽히고 있다. 트럼피즘은 트럼프가 대선레이스 동안 보여줬듯 자극적인 언행을 통해 유권자들의 기성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는 일종의 포퓰리즘적인 선동방식을 의미한다. 트럼프는 기성 정치권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부분들을 건드리며 일명 '막말' 후보로 통했다. 백인 보수층의 권익을 적극 옹호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유세현장에서는 멕시코 불법이민자를 강간범으로 묘사하거나, 멕시코 불법이민자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미국·멕시코 접경지역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등의 언행을 하기도 했다.또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폐기, 자유무역협정(FTA)재협상, 주한 미군철수와 같은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트럼프의 이러한 주장은 기성정치권에서는 수준이하로 평가받았고 미국 주류 언론들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오히려 이것이 백인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대중의 지지를 받으면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무엇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체된 임금 수준에 대한 미국민들의 분노가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열풍에 기름을 붓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중년 백인남성의 분노와 상실감이 트럼피즘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증거는 미국 럿거스대 존 헬드리치 노동력개발센터가 지난 9월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리먼사태 이후 높은 실업률 원인을 묻자 대다수 응답자들은 값싼 외국인 노동력과 불법이민, 월가 은행 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트럼피즘 열풍은 공화당 경선에서부터 불기 시작했다. 무려 15명의 후보가 출마한 공화당 경선에서는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을 잇따라 쓰러뜨렸다. 보수적인 공약을 내걸고 거대 자본의 지원 아래 막대한 선거자금을 모아 TV 광고를 쏟아붓는 식의 선거운동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던 것이 오히려 승리 요인이었다. 주류 미디어의 비판은 무시한 채 소셜미디어를 소통 수단으로 삼아 막말을 불사하며 자기 생각을 쏟아냈다. 기성 정치권에 질린 미국 유권자들은 열광했다. 그의 돌출 언행은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광고에 따로 돈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모두 정치계에서 완전히 아웃사이더인 트럼프에 열광했다.이러한 트럼피즘은 미국을 넘어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대표적 인물이 아시아의 트럼프로 주목받고 있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욕설을 하는 등 막말을 거듭하고 있지만 필리핀 국내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도 트럼피즘과 유사한 공격적인 포퓰리즘이 유행하고 있다. 올해 초 오스트리아 1차 대선에서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극우 정당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는 오스트리아에서 무슬림을 쫓아내야 한다고 밝히는 등 트럼프와 같이 특정 인종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의 인기를 끌었다.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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