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미국 우선주의 기조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는 격랑을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았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면서 국내 대표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긴급 회의를 갖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미국 현지 생산과 판매를 늘려 위기를 극복한다는 각오다.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가동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이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트럼프가 멕시코 등에 3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여기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기아차에는 악재다. 기아차는 즉각 머리를 맞댔다. 회사 경영진은 북남미 일대 공장관리팀 등에 시장 점검과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지시했다. 검토 과정에서는 관세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우선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등을 재점검하고 미국 현지 분위기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멕시코 공장 가동률 역시 내년까지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수출 시스템도 강화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트럼프의 외교 정책 등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태로 지금은 상황을 점검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향후 거론되는 다양한 변수에 즉각적이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 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미국발 수출물량이 많은 현대차도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현대차는 올해 1~3분기까지 미국에 약 23만3500대를 수출했다.현대차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제 2공장안을 북미시장 대책 가운데 하나에 포함시켰다. 현대차 입장에서 2공장 건립은 ▲트럼프의 미국내 생산 우대정책 ▲해외 수입산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따른 한국에서의 대미국 수출 차질 예방 등의 다목적 카드가 된다. 현대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준공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등 세단 중심의 차량을 생산해왔다. 이후 가동률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미국 현지법인과 주요 지자체로부터 2공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현대차는 매번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번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는 상황이 달라졌다.현대차 측은 "미국 2공장 설립은 계속 검토 중인 사안이며 부지도 계속 보고는 있다"면서도 "현재는 원론적인 검토 수준을 넘어 실행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단계로 진전됐다"고 말했다.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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