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한국 금융시장이 9일 트럼프 리스크로 요동치자 경제 관련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취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국 대선이라는 초대형 이슈를 맞게 돼 더욱 불안한 모습이다. 우선 한국은행이 이날 오후 2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긴급 금융경제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미국 대선 개표 결과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오후 3시 국회에서 관련 당정 협의를 진행한다. 정부에서는 기재부·금융위원회·국무조정실·외교부·통일부·국방부 담당자, 새누리당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 외에 김광림 정책위원회 의장과 외교통일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국방위원회·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다. 유일호 부총리 주재로 오후 4시30분 열릴 예정이던 대외경제장관회의는 급박한 상황을 고려, 30분 앞당겨졌다. 같은 시간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동향을 점검한다. 이날 앞서 정부는 오전 7시30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금융시장에 과도한 변동성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자체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시장 예측과 다를 경우 주가가 하락하고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출되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오전 9시 개표가 시작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 외로 선전해 당선 가능성을 높여가면서 한국 금융시장은 패닉 장세에 빠졌다. 코스피는 장중 3%대 급락세를 보이고 코스닥은 6%대 폭락해 600선을 밑돌았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0원대로 하루 새 20원 가까이 급등했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 불확실성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리스크는 전 세계 금융시장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상의 충격파라는 비관론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미 트럼프 후보도 자신이 당선될 경우 금융시장에 브렉시트의 10배가 넘는 충격이 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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