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악화하는 고용지표…해법 없는 난국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과 10조원 규모의 미니부양책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갈수록 악화하는 일자리 지표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다. 당장 자동차업계 파업과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직격탄을 맞은 수출은 이달 들어서만 20%에 육박하는 감소세를 기록했고, 그나마 살아나고 있는 소비도 지난달 말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여파가 불가피하다.
9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우리 경제 전반의 활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제조업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일자리 지표도 악화되고 있음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9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2015년(33만7000명) 수준에 못미치는 20만명대를 기록했고, 실업자(98만6000명)는 1년 전보다 12만명 늘어나 100만명에 육박했다. 제조업 취업자(-7만6000명)는 3개월 연속 줄었고, 건설업 취업자(4만1000명) 역시 증가폭이 반토막났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실업자(41만6000명)가 7만6000명이나 증가해,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그만큼 기업들의 신규고용이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청년실업률(9.4%)은 1년 전에 비해 무려 1.5%포인트 급등하며 1999년 통계기준 변경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당시를 웃도는 수준으로, 공식적인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 고시생, 아르바이트생 등을 포함할 경우 체감실업률은 2∼3배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절벽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자동차 파업, 갤럭시노트7 단종,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 동시다발적 악재를 맞은 우리 수출은 지난달 마이너스로 돌아선데 이어, 이달 1∼10일 무려 18%를 웃도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정부가 제시한 연간 전망치(2.1%)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평가다. 부진한 수출은 내수 활력을 떨어뜨리고 고용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특히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주력기업의 연이은 악재는 경제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부분으로 꼽힌다. 기업 구조조정의 범위 역시 조선업에서 철강, 석유화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년 신규채용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노동계의 추투와 청탁금지법 여파도 11월 이후 고용지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정부 관계자는 "이달 할인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되면서 내수 소비와 고용에 일부 긍정적 상쇄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부진이 심화되고 있고 청탁금지법 시행 등으로 11월 이후 지표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이처럼 수출과 내수, 투자를 가로막는 눈앞의 악재는 쌓여가는 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도입은 금융ㆍ철도노조의 총파업으로 이어져 노정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는 국정감사 이후 노동입법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또한 험로가 예상된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파견법 개정안 등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히 크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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