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 대한항공에 칩거 조양호의 각골지통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진해운 채권단이 신규 자금 지원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 가운데 조양호 회장은 2일째 사무실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평소 대한항공 서울 서소문 사옥으로 출근하던 조양호 회장은 전날부터 김포공항 대한항공 본사 사옥 집무실로 출근하며 외부 인사 접촉이나 행사 참석 등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사옥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도 조양호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 불가 결정이 전해진 전날에는 핵심 측근들로부터 주요 현안을 보고받은 뒤, 오후 6시께 퇴근해 자택에 머물렀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이날 김포공항 대한항공 본사 사무실로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안다"면서 "당분간 특별한 외부 일정은 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조양호 회장의 선친인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1977년 수송보국을 이념으로 세운 회사"라면서 "부친이 일으킨 회사를 떠나보내야 하는 조양호 회장의 심경은 참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한진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은 지난 5월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한진해운의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부실 덩어리인 한진해운을 제수인 최은영 전 회장으로부터 2014년 넘겨받아 경영을 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선친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진해운의 무보수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후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 경영정상화를 위해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고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3개월 가까이 유동성 마련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날인 지난 29일에도 조 회장은 추가 유동성 마련안을 채권단에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한진그룹과 조양호 회장은 또 한번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이제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후유증을 극복하고 계열사들을 추스르는데 집중해야 한다. 한진해운 지분 33.2%를 보유한 대한항공이 본 손상차손은 지난 상반기 말 기준으로 2814억원에 이른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면서 대한항공이 입게 될 추가 손실액은 약 38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수혈 리스크가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손실 인식에 따른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훼손을 빠르게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보유중인 한진해운 주식 장부가 기준 약 1634억원은 100% 손상처리될 전망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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