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꿈을 꾸자. 꿈꾸는 일은 이뤄진다, 언젠가는! 반드시!!’ 가까이 두는 동생이 늘 기도문처럼 마음에 품고 사는 말이다. 그 굳은 믿음 덕분인지 나보다 어린 동생이지만 꿈꾸는 길을 잘 걸어가고 있고 그 길에 서서 또 꿈을 꾸며 산다. 언젠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으며.
나에게도 얼마 전, Dream come true! 막연하게 그리고 있던 꿈 하나가 이뤄졌다. 지금 생각해도 떨리고 벅찬 그 꿈은 김려령 작가를 만난 것이다. 영화 <완득이>의 원작자로 더 유명한 작가를 나는 영화가 아닌 소설 <완득이>로 만났다. 책 속에 글자들은 종이 위에 얌전히 누워 있지 않고 수시로 튀어나와 내 눈앞에서 울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지하철 안에서 <완득이>를 읽으며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이후 이 책을 지인들에게 권하면서 절대 사람 많은 곳에서는 읽지 말라고 당부도 했었다. 그렇게 살아 꿈틀대는 작가의 글이 마음에 들어 <완득이> 이 전에 발표된 글도 찾아 읽고 이후 발표되는 글들도 꼬박꼬박 챙겨 읽는 팬이 되었다. 작가의 많은 작품을 읽다가 어느 날은 문득 이 사람은 진짜 어떤 사람일까 생각이 들었다. 책날개에 실리는 프로필 사진이 꽤 오랫동안 바뀌지 않다가 몇 해 전 바뀌어 실린 사진을 보고는 무슨 일인가 싶어 괜히 아는 사람처럼 그 작가의 안부가 궁금해 질 정도였다.
그러던 중, 작가의 단편소설이 묶인 첫 소설집이 얼마 전 나왔다. 그 기념으로 출판사에서 북 콘서트 이벤트를 했는데 그 이벤트에 당첨된 것이다. 새 책이 나왔다고 해서 직접 나서서 홍보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닌 편이라 그 자리가 더 특별했다. 드디어 D-day! 사진으로만 안부를 묻던 그녀를 직접 만나는 것도 가슴 떨리는 일인데 이 날 사전 질문 이벤트에도 뽑혀 직접 작가와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선물 받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한 꿈은 사인을 받을 때 나도 모르게 이뤄졌다. 이번에 나온 소설집과 책 한 권을 더 챙겨가 사인을 받으려는데 덤으로 챙겨 간 책 뒤에 내가 이렇게 메모를 해 놓았던 것이다. ‘2011.3.25. 김려령을 만나보고 싶다. e-mail이라도 보내볼까’ 그 메모를 보고 작가도, 나도 놀라 순간 눈이 마주쳤다.
그 때의 기분으로는 그녀의 사인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가까운 맥주집 찾아 시원하게 맥주 한 잔 마시며 그녀의 작품이 아닌 그녀가 사는 이야기를 조곤조곤 나누고 싶어졌다. 오랜 꿈이 이뤄진 그 날, 새로운 꿈을 보탠다.
내가 만든 안주를 사이에 두고 무말랭이 오도독 오도독 씹으며 김려령 작가와 시원한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e-mail이라도 보내볼까?
꿈꾸는 일은 이뤄진다. 언젠가는, 반드시!!
주재료(2인분)
오징어 1마리, 소금 약간, 무말랭이 30g, 실파 5뿌리
양념장 재료
고춧가루 2, 액젓 1, 물엿 1, 설탕 0.3, 맛술 1, 다진 마늘 1 참기름 1, 깨소금 0.5
만들기
▶ 요리 시간 25분
1.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안쪽에 칼집을 내어 채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 물기를 뺀다.
2. 무말랭이는 씻어 물에 담그지 말고 그대로 건지고 실파는 2~3cm 길이로 썬다.
3. 분량의 양념장 재료를 섞는다.
4. 무말랭이에 양념장을 넣어 버무린 후 오징어와 실파를 넣어 버무린다.
글=요리연구가 이정은,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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