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연준 관계자 발언 따라 변동성 학대될 듯엔화가치 100엔대 회복에 숨 돌리는 일본 정부해외 투자금 빠른 속도로 이탈 땐 신흥국 혼란 불가피[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선택지에서 사라진 듯했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외환시장이 반응하고 있다. 다음달 20~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까지 한 달동안 글로벌 외환시장은 미 금리인상 전망과 관련한 크고 작은 경제지표와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에 반응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다. 16일(현지시간) 달러 약세에 힘입어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온 주요 통화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9월 인상 시사 발언 이후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날 1.1323달러까지 오르던 유로화 가치는 더들리 총재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1.1275달러까지 떨어졌다. 달러당 99엔대로 치솟으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투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던 엔화 가치는 17일에는 다시 100엔대로 내려갔다. 신흥국 통화도 하락세다. 3개월래 최고치인 달러당 17.9010페소까지 올랐던 멕시코 페소는 17.9850페소로 하락했다. 브라질 헤알, 콜롬비아 페소 등 다른 남미 통화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2.8원 오른(원화 가치 하락) 1095.0원에 출발한 뒤 1097.1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52%에서 1.59%로 상승했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가격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Fed가 9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2차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2.3%대까지 올랐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초 사상 최저치인 1.3%까지 하락한 바 있다. 통화 강세 급등에 제동이 걸리자 가장 안도하고 있는 것은 일본 정부다. 전날 엔화가 달러당 100엔선이 무너지면서 개입 가능성이 회자됐던 일본 정부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6개월 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서 엔저 유도에 나섰지만 연초 106엔대였던 엔화 가치가 오히려 급등하면서 일본 수출기업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본 재무성에서 외환정책을 담당하는 아사카와 마사쓰구(淺川雅嗣)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엔화가 전날 99엔 중반에 이른 것을 언급하면서 "환율이 격렬하게 움직이면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9월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달러 가치가 뛸 경우 그동안 통화 강세로 수출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아시아 국가들은 일단 한시름을 덜 전망이다. 하지만 통화 약세를 무조건 반기기도 어렵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되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과 BOJ, 영란은행(BOE) 등이 잇따라 완화 정책을 쏟아내면서 풍부해진 유동성은 올해 들어 꾸준히 신흥국을 찾았고 이는 신흥국 주식과 채권, 통화의 트리플 강세를 낳았다. 신흥국 금융시장이 브렉시트 후폭풍에서 빠르게 안정된 것도 투자 매력도를 높인 요인이었다. 하지만 설마하던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서 단행되면 해외 투자금이 빠른 속도로 이탈, 재정적자가 크고 핫머니 비중이 높은 취약한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경제적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단 외환시장은 오늘 발표되는 FOMC 7월 회의록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FOMC는 지난달 17일 금리 동결을 결정한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단기 리스크가 사라져 경제여건이 좋아졌다"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발표되는 회의록에서 실제로 금리인상을 강조하는 매파적 분위기가 점쳐질 경우 달러 값이 급등하면서 외환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오는 26일로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프랑스 은행 크레디아그리콜의 기욤 트레스카 선임 전략가는 "(더들리 총재의 발언에 따른 움직임은) 신흥국 랠리가 과도했었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면서 "향후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점진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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