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맹공세,이정현, "과거 호남에서 39.7% 득표하고도 상대방 단일화에 무릎"이주영, "혁신을 말하며 반혁신하는 이런 후보에게 본때를 보여줘야"한선교, "이런 비겁함 속에 함께 어울려야 하는가"비주류 단일화 성공한, 주호영, "여러분들의 울분을 표로 풀어달라"[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당권 도전에 나선 친박(친박근혜)계 후보들이 비박(비박근혜)계 단일후보로 나선 주호영 의원에게 본격적으로 칼을 겨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페이스북 캡처
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에서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정현, 이주영, 한선교 의원은 전날 비주류 단일후보로 결정된 주 의원을 향해 "계파 정치가 부활했다"며 포탄을 퍼부었다호남출신의 친박계 이정현 후보는 자신이 단일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호소했다. 노란 모자와 넥타이 차림으로 연단에 등장한 이 후보는 "여러분은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모자와 넥타이를 보고 있다"면서 옷차림에 얽힌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과거 총선에서) 호남에서 정말 30여년동안 노란색(DJ의 평화민주당의 상징색) 일색인 이 땅에 파란색(옛 한나라당의 상징색) 싹 하나만 키워달라고 무릎끓고 사정하고 애걸복걸할 때 쓰던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낙선했던 2012년 19대 총선을 가리켜선, "(광주 서구을에서) 무려 39.7%를 얻고도 기어코 떨어졌다. 상대방 후보들이 단일화하고 단일화해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전날 비주류 주호영 의원과 정병국 의원의 단일화를 두고 한 말이다. 이를 놓고 "제가 이게 뭔 팔자인지 모르곘다"고 말했다. 앞선 MBN·'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은 23.8%의 지지율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며 1위를 달렸다. 이 의원은 세 차례 낙선 뒤 청와대 수석과 집권여당 최고위원을 두 차례 하고 나서 전남 순천·곡성과 순천에서 잇따라 2번씩이나 의원에 당선됐다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계파를 넘어서고 싶다"며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페이스북 캡처
이주영 의원은 "주호영 후보가 단일화는 결코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겉으로 그렇게 하고 뒤에선 계파 수장 조종에 따라 비밀리에 단일화를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결국 이번 경선을 계파 대결의 장으로 만들어 당원들을 실망시키고 있지 않느냐. 혁신을 말하며 반혁신하는 이런 후보를 우리는 심판해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한선교 의원도 "(제가) 당대표 될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지더라도 (마지막까지 뛰어) 기적을 일구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과연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이런 비겁함 속에서 어울려야 하는지 혼란스럽다"고 일갈했다. 또 비박계 단일화를 주도한 세력에 대해선 "상왕정치를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 세 명의 후보는 연설에서 "박근혜 정권이 성공하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해 범친박계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반면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주호영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제2당으로 몰락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다 알지 않느냐.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하지만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친박계를 겨냥했다. 그는 "화나고 울분에 차 있는데 풀어야 된다. 언제 푸느냐, 7일(선거인단 투표), 9일(대의원 투표)에서 울분을 표로 나타내달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수도권 합동연설회. 페이스북 캡처
권역별 4차례 합동연설회 중 마지막 차례였던 이날 연설회에서 강단에 오른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패배를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겸손하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전대 마지막까지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당권경쟁의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에 머물러 있다. 득표는 선거인단 70%, 여론조사 30%로 합산된다. 여론조사에선 호남출신의 이정현 의원이 강세를 보인 반면 조직력에선 PK(부산·경남)출신 이주영 의원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박계 단일후보로 중도성향인 TK(대구·경북)출신의 주호영 의원이 나서면서 전체 45%를 차지하는 영남권과 34%에 이르는 수도권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지역은 전체 선거인단 비율의 80%에 육박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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