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출신 주호영, PK표도 흡수할 듯 단순합산, 비박 주호영(29.8%) VS 친박 이정현(23.8%)6일 밤이 친박 후보 단일화의 마지노선친박 3人 후보는 '마이웨이'남은 4명의 후보 기반은 수도권, 호남, TK, PK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를 불과 나흘 앞둔 5일 중도성향의 주호영 의원이 비박(비박근혜)계 정병국 의원과 당대표 선거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이에 대응한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송토론회에 나온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왼쪽부터 한선교, 이주영, 이정현, 정병국, 주호영 의원. 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날 비박계 단일화가 공식 발표된 뒤 이번 주말쯤 친박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가 공론화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적어도 6일 오후에는 성사돼야 이튿날인 7일 오전 개시되는 전국 선거인단 투표에서 단일후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가 지역구인 3선의 주 의원은 TK(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에 더해 PK(부산·경남) 지역의 맹주인 비주류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까지 얻을 것으로 보여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최근 이 지역에선 신공항 유치 무산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성주 배치, 친박계 공천 전횡 녹취록 공개 등으로 민심이 친박계로부터 이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선거인단 중 영남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5%에 이른다.다만 주 의원이 수도권에서 강세를 드러낸 정 의원의 표밭을 그대로 가져올지는 불투명하다. 서울·경기·인천은 새누리당 선거인단의 34%를 차지하는 전략지역이다. 상대적으로 지역색이 약하다는 평가를 듣지만, 이 지역에 선거구를 둔 후보는 친박계 한선교 의원만 남게 됐다. 남은 4명의 당대표 후보들은 각각 수도권, 호남, PK, TK에 지역 기반을 두고 있다. ◆주호영 후보, TK에 더해 PK 표까지 흡수할 것으로 보여=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 진영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김태흠 의원 등 강성 친박계 인사들은 "계파 패권주의의 부활"이라며 비박계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일부는 2차 단일화 성사의 배후에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가 있다며 앞서 비주류 단일 후보 지지를 공개 천명한 김 전 대표를 해당 행위로 당 윤리위에 징계 회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격앙된 분위기와 달리 현재로선 친박 캠프의 단일화는 요원한 상태다. 친박 이미지가 강한 이정현 의원과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 원조친박을 자임하는 한선교 의원이 각자 '마이웨이'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 단일 후보의 파괴력은 현재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정현 의원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편성채널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4일 발표한 당원 선거인단 조사에선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정현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23.8%, 18.6%로 각각 지지율 1, 2위를 차지했다. 비박계 단일 후보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은 12.8%, 주 의원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한 정병국 의원은 17.0%였다. 지난 2~3일 새누리당 당원 선거인단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이를 근거로 비박대 친박 의원들의 득표율을 단순 계산하면 주호영 의원 29.8%, 이정현 의원 23.8%로 1위가 뒤바뀐다. 대구 출신인 주 의원에게 쏠렸던 TK 표심에 최근 경북 성주 사드 배치와 신공항 유치 무산으로 이반한 민심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비박계 좌장인 김 전 대표가 주말께 단일후보인 주 의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세 결집에 나설 경우, PK지역 당원 상당수도 정 의원 지지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부터 적용되는 당대표 1인 1표 선출제도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의 방송토론 모습. 연합뉴스
◆단순합산, 비박 주호영(29.8%) VS 친박 이정현(23.8%)= 주 의원은 같은날 MBN이 발표한 일반국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1위 이정현 의원(26.6%)에 크게 뒤진 5위(7.6%)였지만 2위 정병국 의원(15.5%)과 합산할 경우 23.1%로, 이 의원을 바짝 뒤쫓는다. 새누리당은 이번 전대에서 선거인단 투표 70%, 여론조사 30%의 비중을 두고 합산할 예정이다. 전체 선거인단은 34만여명, 여론조사 표본은 3000여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만 투표율이 예전처럼 30%에 머물 경우, 10만여명의 득표수가 여론조사 표본과 합산돼 여론조사 1표는 선거인단 투표 13표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다. 3명의 친박계 후보들이 단일화를 끌어내야할 마지노선은 늦어도 6일 오후로 관측된다. 이날 오전까지 극적 합의에 이르러야 이날 밤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가름할 수 있다. 일요일인 7일에는 전국 투표소에서 새누리당 선거인단 34만여 명을 대상으로 당원 투표가 진행된다. 이런 이유에서 5~6일은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고, 마지막 불씨를 살릴 수 있는 시기인 셈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전주 합동연설회. 페이스북 캡처
◆친박계 3人은 마이웨이, 속타는 친박 지도부= 하지만 친박계 단일화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 3명의 친박계 후보들의 색깔과 행보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호남 출신인 이정현 의원은 청와대 정무·홍보수석을 지낼 만큼 박근혜 대통령과 가깝지만 강성 친박과 거리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석연찮은 이유로 청와대를 나온 이후부터 아예 당내 친박계와 담을 쌓고 지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친박계 당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이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에서 이 의원은 "단일화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각종 선호도 조사에서도 당대표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다. PK출신의 이주영 의원도 굳이 단일화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권을 형성하고 있어 다른 후보들보다는 느긋한 입장이다. 이 의원은 "(이정현 의원에 대한) 인지도와 지지도는 다르다"면서 PK는 물론 TK 표심이 자신에게 쏠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날 발표된 비박계 단일화에서 TK를 기반으로 한 주호영 의원이 단일후보로 뽑히자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기지역에 지역구를 둔 한선교 의원은 아예 "강경친박들을 심판해야 한다"면서 골수 친박들과 담을 쌓고 있다. 처음부터 마이웨이를 강하게 주장한 만큼 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서로의 간극이 큰 친박계 후보들의 단일화를 위해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대놓고 개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정현 의원이 여론조사 만으로 실시하는 후보 단일화에서 우위를 점한 만큼 다른 후보들이 시도 자체를 이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 내부에선 벌써부터 친박 지도부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오더'를 내렸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유력 친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 당권을 빼앗기는 최악의 결과를 피하자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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