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러·슬로바키아·체코 생산공장 둘러보고 시장상황 점검
<b/>"올해도 저성장 지속, 품질주의 확고히 해야"강조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중요한 생산 거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러시아에 적합한 자동차를 생산해 러시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겠다"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07년 12월17일 양재동 본사에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와 현지 생산공장 건설협력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체결하면서 한 말이다. 이듬해 6월 착공에 들어가 2010년 9월 준공된 러시아 공장은 그동안 현재 전략차종인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리오(한국명 프라이드)를 생산하면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인지도를 더욱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러시아 경제가 저유가의 후폭풍으로 루블화 폭락에 경제난을 겪으면서 자동차 수요마저 급감하자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철수한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와의 신의를 지키는 선택을 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32만4701대를 팔았다. 전년 대비 13.5% 감소한 규모지만 시장점유율은 15.1%에서 20.3%로 올랐다. 현지 전략 차종인 쏠라리스와 리오는 베스트셀링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전환기 때마다 글로벌 현장경영에 나선 정 회장은 러시아를 시작으로 슬로바키아, 체코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 현황과 시장상황을 점검한다. 1년 5개월만의 해외 출장이다. 첫 방문지는 3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다. 러시아 공장은 터키ㆍ체코 공장과 함께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중요한 생산 거점이다. 정 회장은 러시아 현지 임직원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출시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 불고 있는 SUV 열풍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개관한 현대모터 스튜디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점점 고조되고 있는 축구 열기에 발맞춘 월드컵 마케팅을 펼쳐 러시아에서 최상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2016년 현대기아차 러시아 시장 판매 점유율
정 회장은 이번 현장경영에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럽에서의 선전을 독려한다. 구체적으로는 SUV를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라고 주문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특히 "결국은 품질이다. 제품의 품질, 고객만족의 품질 등 생산은 물론 판매와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지향의 품질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품질경영을 거듭 강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여든을 바라보는 고령에 출장길에 나선 정 회장의 '강철 체력'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의 출장은 철저하게 업무 위주로 짜고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는 법이 없다. 점심은 현지 공장 안에서 주로 해결하고 잠을 이동 중인 비행기 안에서 해결한다. 2013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에는 예정시간보다 한참 이른 새벽 6시부터 호텔에 나서 현지 공장을 점검했다. 러시아 공장의 마지막 3조 교대시간(오전 7시50분)에 맞춰 현장을 점검해 러시아 공장이 24시간 풀가동 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이른 아침에 정 회장을 공장에서 본 현지인 근로자들을 모두 깜짝 놀랐다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특히 현지 주재원들이 출장 의전에 오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출장 일정을 빡빡하게 짠다"고 전했다. 강행군은 건강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정 회장의 건강 비결은 학창 시절부터 럭비로 다져진 탄탄한 체력과 함께 가리는 음식 없이 잘 먹고 어릴 때부터 몸에 밴 규칙적인 생활 덕분이다. 정 회장은 요즘도 항상 오전 6시면 양재동 본사로 출근해 젊은 직원들보다 업무를 일찍 시작한다.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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