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자체 판매금지를 시행하면서 딜러사들의 타격이 본격화됐다. 매장을 찾는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현장 영업사원들마저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판매금지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던 소비자들도 헛걸음을 하고 있는 상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25일 환경부 청문회에 앞서 자발적 판매금지에 나섰다. 압박 수위를 높이는 정부에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딜러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영업사원들의 이탈과 중고차 시세 하락 등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한국 정부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온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자발적으로 진행한 첫 조치다. 환경부의 행정조치와 25일 청문회를 앞두고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딜러사들의 동요를 막기 위한 대응으로도 해석된다.폭스바겐 차량의 판매 정지가 시작되면서 영업 사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 소재 딜러사의 한 영업사원은 "영업이 가능한 모델이 CC와 투아렉 뿐이어서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기가 불가능하다. 청문회를 통해 일부 모델이 제한에서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중고차 시장에서는 후폭풍도 거세다. 중고차 시장의 경우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중고차업체 SK엔카닷컴에 등록된 폭스바겐 모델 매물의 평균 시세 하락율은 11.9%에 달했다. 디젤게이트가 터진 직후인 지난해 10월 대비 올 7월 비교폭으로 아우디(7.6%), BMW(7.6%), 벤츠(8.5%) 등 다른 독일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게다가 폭스바겐의 2015년식 모델의 평균 시세 하락률이 13.1%에 달해 연식이 짧은 모델의 하락률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차 매물량도 지난해 9월 이후 올초까지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폭스바겐 매물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달 1300~1400대가 등록됐지만 올해 3월부터 6월까지는 1700~1800대로 크게 증가했다. 물량이 늘어난데 비해 찾는 수요는 줄었다. 최근 2개월간 SK엔카에 등록돼 있는 폭스바겐 모델은 아우디, 벤츠, BMW 등 독일 3사에 비해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BMW가 6월 대비 151.8% 클릭수를 기록해 가장 많이 늘었고 벤츠가 148.6%, 아우디가 140.6%로 뒤를 이었다. 반면 폭스바겐은 이보다 낮은 119.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판매정지가 현실화되며 중고차 시장에서의 가치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휴가철이 끝나면 등록 매물도 늘어 추가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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