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가습기살균제 MIT의 비염 유발 은폐 의혹'

정의당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민재 인턴기자]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원료인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를 흡입하면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뿐 아니라 '비염' 증상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앞서 환경부는 MIT를 원료로 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후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피해자들에게는 폐질환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3등급(관련성 낮음), 4등급(관련성 거의 없음) 판정을 내려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이정미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1998년 미국 환경청(EPA)의 'MIT 재등록 가능성 검토 보고서'를 근거로 2012년 9월 MIT를 유독 물질로 지정했다. 해당 보고서는 MIT를 중장기적으로 흡입하면 비염이 발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90일간 MIT를 흡입한 쥐에게 비염 증상이 나타났고, 공기 1리터당 MIT 0.33밀리그램이 들어있을 때 쥐의 절반이 죽었다고 밝히고 있다.하지만 환경부는 미국 환경청 자료를 유독물 지정에만 활용하고 가습기살균제 사용에 따른 비염 피해를 입증하는 자료로는 사용하지 않았다. 2012년 MIT를 유독물로 지정한 후에는 '폐섬유화'현상만 피해 범위로 지정하고 폐손상조사위원회만 구성했다. 비염이나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에 대한 피해 조사는 없었다.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MIT를 원료로 제조된 '가습기메이트',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산도깨비', 'GS함박웃음'을 사용한 1차·2차 피해자는 전체 피해 접수자(530명)의 33.5% 가량인 178명이다. 이정미 의원은 "환경부가 MIT를 중장기적으로 흡입하면 비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침묵한 것은 범죄행위"라며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경부는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호흡기질환에 대한 1차 판정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민재 인턴기자 mjlovel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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