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광풍]갑자기 속초행 차편이 마비됐다…포켓몬 고, 이 놈 때문에

AR기술과 추억의 결합…슈퍼콘텐츠의 탄생어릴 적 즐기던 만화 속 캐릭터들 모바일게임으로 만나자 2030 열광스마트폰 카메라로 실제 공간 비추면 3D포켓몬 화면에 등장, 수집·육성개발사, 한국 GPS 차단 출시 미정속초·양양 등 일부 지역에선 가능

'포켓몬 GO' 게임 화면 / 사진제공=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안하늘 기자]'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버터풀, 야도란, 피존투, 또가스…'미국에서 시작된 '포켓몬 고(GO)' 게임 광풍이 한국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포켓몬 고는 개발사 나이앤틱과 닌텐도의 자회사 포켓몬컴퍼니가 만든 증강현실(AR) 게임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오프라인 공간을 비춰 이동하면서 포켓몬을 수집하고, 자신이 보유한 포켓몬을 육성하는 방식이다. 포켓몬 고가 정식 출시된 국가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뿐이다. 한국은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서울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없지만 속초와 양양 등 강원 일부 지역에서는 가능하다. 이에 13일부터 포켓몬을 잡기 위해 속초로 향하는 이들의 후일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도배하고 있다. 속초행 버스는 매진됐고 연예인들도 속속 속초로 향하고 있다. 게임 다운로드 방법과 오류 해결법부터 실시간 방송으로 포켓몬 잡으러 가는 과정과 포획 방법도 속속 소개되고 있다. 이 정도면 포켓몬 고 신드롬이라고 부를 만한다. ◆포켓몬 고 광풍의 원인은 '호기심'과 '향수'= 포켓몬 고 광풍은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보고 자란 2030의 향수와 호기심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17년 전 TV로 포켓몬을 접했던 2030세대에게 아련한 향수로 남아있던 포켓몬스터가 모바일 게임으로 등장하자 이들이 열광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켓몬스터는 닌텐도가 1996년 출시한 8비트 흑백 게임이 시초다. 국내에서는 1999년 말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가 방영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포켓몬스터에 탐닉했던 이들이 바로 지금의 2030세대다. 포켓몬스터의 만화책은 현재까지 2억6000만부 이상 판매됐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AR 게임도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 AR을 활용한 게임 중 성공한 경우가 드물었지만 포켓몬 고는 AR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속초에서 포켓몬 고가 실행될 수 있는 배경에는 구글 지도를 사용하는 나이언틱이 전세계 지도를 마름모 형태로 큼직큼직하게 나눠 구역을 분리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진=인그레스 셀 맵)

◆한국 서비스 불가는 GPS 차단 때문, 구글지도와 무관 = 현재 국내에서는 속초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GPS가 차단돼 게임을 즐길 수 없다. 포켓몬 고 개발사가 출시국 외 지역에서 서버 접속을 막아둔 탓이다. 일각에서는 '구글 지도' 때문에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는 오해다.  속초와 고성 등에서도 지도는 원활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게임은 할 수 있다. 구글지도와 서비스 출시는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나이앤틱이 앞서 출시한 AR게임 '인그레스'에서도 구글지도는 나타나지 않지만 GPS는 연결되기 때문에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GPS와 서버간 연동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는 나이앤틱 측의 정책적 판단 때문이지 지도와는 관련이 없다"며 "출시국을 제한하고 GPS를 막아둔 것은 서버 과부하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지도 데이터 반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포켓몬 고를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켓몬 고가 '구글지도'를 사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구글지도 서비스는 구글이 자체 구축한 데이터가 아닌 국내업체 것을 쓴다. 현재 구글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서 국내 지도 데이터를 반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 한국에 서버를 두고 국내 지도 관련 보안 규정을 준수하면 서비스할 수 있지만 구글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6월 구글은 길찾기 등 부가 서비스를 위해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지도 없이도 게임을 이용할 수 있고 구글이 지도가 필요하다면 국내법에 따라 서버를 국내에 두면 된다"며 "포켓몬 고 출시 국가와 지도데이터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포켓몬 고가 보여준 IP 파워 = 포켓몬 고로 닌텐도도 화려하게 부활했다. 닌텐도는 지난해 3월 모바일 진출 선언 전까지 콘솔 게임(가정용 게임기)에만 집중하면서 쇠퇴하는 모습이었으나 '포켓몬 고'로 반등에 성공했다. 닌텐도가 가진 강력한 '포켓몬' IP(지적재산권)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제2의 포켓몬 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포켓몬과 같은 매력적인 IP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게임, 영화 등에서 IP의 중요성은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유명 IP는 초반 인지도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웹젠의 온라인게임 '뮤 온라인'은 지난 2014년 중국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리메이크 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산업2부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