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벤츠를 만나다②] 조나단 숍 AMG 개발자 '디젤 문제, 5~10년 미래지향적으로 접근해야'

[트리에스테(이탈리아)=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디젤차의 친환경성은 독일에서도 문제다. 벤츠에서도 당연히 고민 중인 핵심 사안이다."

조나단 숍 메르세데스-벤츠 AMG 개발자

조나단 숍 메르세데스-벤츠 AMG 개발자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디젤차에 대해 장기적인 접근을 요구했다. 완성차 업계가 미세먼지나 연비조작 등 최근 사태로 디젤 개발 축소에 즉각 나설 경우 자칫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힘들 수 있어서다.조나단 숍은 지난 9~10일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서 진행된 C-클래스 카브리올레 글로벌 미디어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독일 등 유럽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디젤차 친환경성은 벤츠 내에서도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며 "디젤뿐만 아니라 가솔린 모델 역시 현 기준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슈트트가르트 출신의 조나단 숍은 포르쉐 상품 개발 출신으로 최근 벤츠에 합류했다.현재 디젤차의 경우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프랑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서유럽 17개국의 디젤차 판매 비중은 2011년 55.7%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세를 기록 중이다. 2012년 55.2%에서 2013년 53.3%까지 떨어진 상태로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가 터진 지난해에는 50% 초반대까지 점유율이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으로는 서유럽의 디젤차 판매 비중이 2022년 35%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유럽 각국은 디젤차에 걸었던 세금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내리고 규제책을 내놨다.이에 조나단 숍은 "최근 일련의 디젤 사태로 업계가 즉각적인 리액션에 나서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행동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디젤차에 대한 추가 개발이 아닌 1~2년만을 내다보는 전략으로는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디젤 엔진에 대한 우수성도 강조했다. 디젤차는 전 세계적으로 미세먼지 논란이 증폭되면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지만 가솔린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조나단 숍은 "최근 출시한 뉴 E-클래스만 하더라도 벤츠의 최고 기술이 집약된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며 "친환경 기준에 맞는 고성능 디젤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이는 최근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이 언급했던 것과 같은 기조다. 지난달 E-클래스 국내 출시장에서 기자와 만난 실라키스 사장은 "실험실 수치가 아니라 실제 도로주행 배출량을 기준으로 규제하는 추세는 올바른 방향"이라면서도 "디젤 기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젤 엔진은 선진화된 기술로 가솔린 엔진보다 오염물질이 적다"며 "새로운 환경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차량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조나단 숍은 파워가 생명인 AMG 라인업을 감안했을 때도 지속적인 연구는 놓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AMG 라인업은 대부분이 가솔린으로 이뤄져 최근 디젤 사태와 거리가 멀지만 벤츠 전체적으로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친환경뿐만 아니라 성능도 놓치지 않는 개발은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향후 벤츠 내에서 AMG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나단 숍은 "장기간의 운영 결과, 벤츠 일반 모델과 AMG의 고성능 모델간의 간섭효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룹내에서도 올해를 AMG의 해로 지목한 상태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새 AMG 라인업이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국내에서도 AMG 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고성능 브랜드 AMG 라인업에 새 모델 4종을 추가 출시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판매량도 꾸준하다. AMG 모델은 2014년 국내에서 776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 446대 대비 74%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2015년 1688대가 판매돼 2014년 판매 776대 대비 117.5% 증가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