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우래기자
박인비가 KPMG위민스 첫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뒤 가족, 지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마미시(美 워싱턴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꿈을 이뤘다."박인비(28)가 마침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사마미시 사할리골프장(파71ㆍ6624야드)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올 시즌 두번째 메이저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 첫날 일정을 마쳐 "투어 10년, 한 시즌 10개 대회"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최연소 명예의 전당 헌액(27세 10개월28일)이다. 역대 25번째, 한국선수로는 2007년 박세리(39)에 이어 9년 만에 두번째다.18번홀(파4)을 벗어나자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줄리 잉스터(미국), 캐리 웹(호주),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등 LPGA투어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도열해 박인비를 포옹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남편 남기협씨 등 가족들은 꽃다발을 전달했고, 클럽하우스에서 파티가 이어졌다. 박인비는 "소원을 성취했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으면 좋겠다"고 환호했다.1950년 출범한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일단 27점의 포인트가 필요하다. 우승 1점(메이저 2점)을 비롯해 베어트로피(최저 평균타수상)와 올해의 선수상이 각각 1점씩이다. 27점에는 메이저 우승이나 베어트로피, 올해의 선수상 가운데 하나가 반드시 포함되는 조건이다. 마지막이 바로 10년 동안의 투어 활동이다. '옛날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10년을 채우지 못했고, 청야니(대만)는 포인트가 부족했다.메이저 7승 등 통산 17승을 수확한 박인비는 지난해 베어트로피 수상으로 27점째를 채웠다. 2007년 LPGA투어에 데뷔해 이듬해 US여자오픈에서 최연소우승(19세 11개월6일)을 일궈내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나친 관심은 '독(毒)'이 됐고, 지독한 슬럼프에 빠져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로 눈을 돌리기도 했다. 은퇴를 고민하던 시점에 구세주가 나타났다. 바로 남기협씨다. 박인비의 코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고, 2012년 에비앙마스터스 우승을 합작했다.2013년 6승(메이저 3승)을 쓸어 담아 상종가를 쳤고, 2014년 3승(메이저 1승), 2015년 5승(메이저 2승) 등 '골프여제'로 우뚝 섰다. 지난해는 특히 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이 백미다. 2013년 나비스코(ANA)와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메이저 3연승'의 위업에 이어 역대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에 등극했다.이날은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묶어 공동 20위(1오버파 72타)에 포진했다. '단일 메이저 4연패'라는 또 다른 진기록이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다.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선전하다가 후반 12, 14, 18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아쉬움이 남았다. 시즌 초반 허리와 손가락 부상 등으로 기권과 '컷 오프'를 반복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라는 게 반갑다.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면서 "우승을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자신감을 곁들였다.'캐나다의 골프천재' 브룩 헨더슨이 13번홀(파3) 홀인원을 앞세워 2타 차 선두(4언더파 67타)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김인경(28) 등이 공동 2위(2언더파 69타)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에리야 쭈따누깐(태국)은 공동 4위(1언더파 70타)에서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공동 10위(이븐파 71타)에서 2라운드를 기약했다.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