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르네상스]'뺏느냐 뺏기느냐'…최후의 승자 놓고 혈투만 남았다(종합)

신세계ㆍ두산 면세점 오픈으로 9곳의 서울시내면세점 '무한경쟁' 시대 돌입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63 등 지난 연말 오프한 면세점 영업 고전내년 4곳 추가돼 총 13곳 운영…살아남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 필요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조호윤 기자]서울 시내면세점 춘추전국시대다. 지난 20일 오픈한 두타면세점을 끝으로 서울 시내면세점의 본격 경쟁시대가 문을 열었다. 지난해 신규로 영업권을 획득해 영업 중인 용산 HDC신라면세점, 여의도의 갤러리아면세점63, 이달에 문을 연 신세계 명동점, 동대문 두타면세점이 기존면세점들과 뺏고 뺏기는 사활을 건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 신규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유치의 키로 불리는 세계 3대 명품 브랜드인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를 입점하지 못한 채 서둘러 문을 열었다. 반쪽짜리 면세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호텔신라가 이부진 사장의 공격적인 유치 전략에 최근 루이뷔통 입점을 최종 결정했고 갤러리아63과 신세계 명동점도 하반기 명품 브랜드 입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오픈한 신규 면세점들의 색깔은 각각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압도적 1위 면세점이었던 롯데면세점 소공점에 대항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두타면세점 동대문점이 3각 벨트를 형성하며 명동존에서 치열한 고객 유치전을 시작했다. 가장 늦게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최초 심야영업'이 특징이다. 층에 따라 밤 11시,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이천우 두산 부사장은 "동대문은 밤 9시부터 활성화되는 상권이며 두타 패션몰의 9시 이후 매출도 전체의 30% 이상"이라며 심야고객 확보에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타면세점은 올해 매출 목표를 5000억원으로 잡았다. 두타면세점은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면세점 유통사업부문 전무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 18일 오픈한 신세계면세점의 차별화는 '격(格)'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기존 매장과 다른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특유의 콘셉트로 ▲추억을 선사하는 서울의 랜드마크 ▲프리미엄 K컬처의 발신지 ▲온가족을 위한 패밀리 데스티네이션 ▲개인맞춤형 고품격 서비스공간을 꼽았다. 가장 공들인 10층 아이코닉존은 신세계면세점의 색깔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 곳은 폭 7.5m, 높이 4.5m의 대형 회전그네와 사방의 LED 디스플레이로 꾸몄다. 회전그네의 경우 벨기에의 작가 카스텐 횔러의 2005년 작품 '미러 캐로셀'로, 10억원을 주고 신세계 측이 사들여 매장 한 가운데에 설치했다. 럭셔리 부띠크 브랜드가 모인 8층에는 '신세계발전역사관'을 설치해 회사의 변천사를 보여줬다. 각 층마다 전시관, 휴식공간, 바 같은 비상업시설을 만든 것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업계 최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올 연말까지 브랜드 95%를 입점시키고, 본격적인 영업이 가능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성 사장은 "신세계면세점은 단순 쇼핑공간이 아닌 문화, 경험의 공간을 갖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두타면세점

지난해 치열한 혈투 끝에 특허권을 취득해 연말에 문을 연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은 올해 1ㆍ4분기, 이름에 걸맞는 성과는 내지 못했다. 3대 명품을 입점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에 맞춰 공사도 끝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오픈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점사업은 올해 1분기 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백화점을 통해 거둬들인 이익보다 많다. 매출의 경우 1분기 영업일수(91일)를 기준으로 현재 한화갤러리아가 운영중인 2개 면세점(제주, 서울)의 총 일매출은 5억원에 못 미쳤다. HDC신라면세점도 지난해 말 오픈 이후 2월까지 1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12월24일 오픈 이후 2월 말까지 매출은 168억원, 분기순손실은 5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일수(68일)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일매출 2억5000만원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을 불리는 면세점사업이 분산되면서 외국인 관광객, 특히 요우커를 유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 없으면 신규 면세업자들의 매출이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은 내년에는 더욱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하반기에 4개가 추가로 허용될 예정인 가운데 두산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이랜드 등 대기업들이 재도전 의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과열양상을 보였던 시내면세점 대전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편 기존 면세점들도 관광객 이탈 방지를 위해 전략을 대폭적으로 수정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매장 확장공사에 나섰고 이달에 문을 닫은 SK워커힐 면세점과 다음달 폐업을 앞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특허 재취득을 위해 만반에 준비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이 내년이면 총 13곳이 운영되는데 경쟁에 있어서 가장 큰 핵심은 명품브랜드 유치력이 될 것"이라며 "뺏느냐 뺏기느냐의 싸움이 내년에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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