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기업'도 선제적 구조조정…인력감축·자산매각으로 조선업황 개선지연 대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삼성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자구계획을 요청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현대중공업에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데 이은 조치다. 자율협약 단계의 조선사뿐 아니라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같이 '정상 기업'으로 분류된 기업까지도 '선제적 채권관리'라는 명분으로 자체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3일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달 29일 삼성중공업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서류를 보냈다. 산은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삼성중공업에 대해서 자구계획안을 징구하라고 한데 따른 조치"라면서 "지난달 삼성중공업에 자구안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말했다. 자구책에는 비용삭감과 경영합리화 계획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함 행장은 서울 종로구 현대중공업 계동 사옥에서 권 사장을 만나 자산매각과 인력감축을 포함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세워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채권단의 이같은 압박은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협의체가 마련한 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후 부진에 빠진 조선 대형 3사가 강력한 자구계획을 세우고 채권단이 자구계획 집행상황을 관리토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도 주채권은행에 자구계획을 내도록 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은 각각 산업은행, KEB하나은행이 맡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조선업황 개선이 지연될 때를 대비해 선제적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키로 했었다. 이 과정에서 인력감축과 자산매각을 통한 자체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업계 주도로 선종별 수급전망, 국내 조선업 전반의 미래 포트폴리오와 업체별 최적 설비규모, 협력업체 업종전환 방안 등 제시를 위한 컨설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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