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선방 가운데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 급감
삼성전자 사옥.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7'의 성공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1조원 이상 초과한 6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나머지 전자업체들의 실적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1분기 역시 생활가전 사업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진행하는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과잉, 수요 부진으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 LCD 패널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상승한 4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증권가 컨센선스인 4100억원을 넘어서는 실적이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13조9900억원)와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TV와 생활가전 제품의 마진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는 올 1분기 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1분기 62억원의 손실을 냈다. 프리미엄 TV가 선전하고,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하락하면서 이익이 개선됐다.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가전사업부 전체의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렸다.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환율 상승 역시 LG전자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VC사업본부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접쳐진다. 신제품인 G5의 반응이 좋지만, 2분기에 출시된 만큼 1분기까지는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4분기 '깜짝 흑자'를 기록했던 자동차부품의 VC사업본부는 1분기에 다시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반도체, 디스플레이의 경우 큰 폭의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세공정과 메모리 반도체 응용 제품, '갤럭시S7' 효과 등에 힘입어 반도체는 안정적인 흑자를 내고 디스플레이의 경우 부진한 LCD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이 받쳐줬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의 여파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2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7%, 전년 동기 대비 67% 가까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역시 3조7670억원으로 전망돼 전년 대비 22%, 전분기 대비 15%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과 매출의 감소는 비수기를 맞아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의 공급과잉 상태도 여전해 주요 제품 가격의 하락세도 그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D램의 경우 20나노 초반 공정전환이 예상외로 지연되며 가격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적자를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경우 미세공정에서 가장 앞선 삼성전자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뒤를 쫓고 있는 SK하이닉스까지 흑자, 나머지 미세공정에 뒤진 업체들은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LCD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적자전환한데 이어 LG디스플레이도 1분기 약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1조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불과 1년만에 시황 악화로 실적이 급락한 것이다. TV의 주재료인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은 BOE 등 중국업체의 증설과 수요 부진 등으로 공급과잉에 직면해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형 TV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패널 공급량이 늘어나자 패널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7월 135달러에 거래되던 40인치 풀HD LCD 패널 가격은 지난 2월 82달러까지 내려갔다. 원가 마지노선을 100달러로 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품가격이 원가 이하까지 떨어졌다. 완제품업체들이 재고를 조정하면서 패널수요가 감소한 것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를 넘기면서 디스플레이 업황은 좀 더 나아질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중국 성수기와 8월 브라질 올림픽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TV 세트 업체들의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대형 LCD 수급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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